[전남일보]서석대>나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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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서석대>나 혼자 산다
김성수 논설위원
  • 입력 : 2024. 02.20(화) 13:44
김성수 논설위원
“미혼은 ‘아직 ~하지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미(未)자를 혼인할 ‘혼(婚)’자 앞에 붙여서 아직 결혼하지 못한 사람, 미래의 언젠가 결혼할 의향이 있지만 상황상 아직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상태 또는 삶의 형태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단어다. 싱글, 독립가구를 미완의 상태 및 불안정한 상태로 치부함과 동시에 이러한 라벨이 붙는 객체에게 무언가 결핍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중)

‘나 혼자 산다’. 비단 미혼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결혼을 거부한 비혼주의자를 비롯해 기러기 아빠, 주말부부,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사회초년생과 대학생, 홀몸노인 등등…. 우리나라는 나 홀로 사는 사람이 늘면서 지난해 10가구 가운데 3가구가 혼자 사는 1인 가구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세대는 993만 5000여 세대로 1인 가구 ‘1천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 지방도시인 광주도 매년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광주시의 지난 2022년 기준 총 65만2355가구 가운데 26만5358가구가 ‘1인 가구’다. 전체 가구수의 40%를 넘어섰다. 광주시는 해마다 1만 가구 가량 1인 가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 비율은 2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미혼 비율 증가와 높은 이혼율을 비롯해 빨라지는 고령화 현상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1인 가구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우리사회도 변화하고 있다. 1인 주거공간은 ‘59제곱미터’가 표준이 됐고,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과 ‘빈곤’이라는 사회적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광주시는 인공지능(AI) 보이스봇 통화와 정보통신기술(ICT) 움직임 센서를 활용하고 전기·상수도·도시가스 검침원 등과 협업해 1인 가구의 이상징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고립형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거점형 마을공동체 돌봄을 추진해 사회적 고립을 줄여간다는 것이다.

나 혼자 산다족들은 “행복이란 때때로 혼자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다만 혼자 살아가는 삶에 매력을 느끼는 자발적 1인가구도 있지만 사회와 단절된 고립형 1인가구도 존재한다. 1인 가구의 80%가 고독사 위험군이라는 조사도 있다. 급증하는 1인 가구에 대한 사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촘촘한 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