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민주당 국회의원 공천심사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민주당 국회의원 공천심사
노병하 취재1부 정치부장
  • 입력 : 2024. 02.21(수) 16:21
노병하 부장
지난 20일. 박용진 의원이 기자회견장에 섰다. 그는 전날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데 반발하며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단 한 번도 권력에 줄 서지 않았고 계파 정치·패거리 정치에 몸 맡기지 않았다”며 이어 ‘하위 10% 통보’라는 “치욕을 공개하는 이유는 제가 받은 굴욕적인 일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경각심을 갖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박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당대표 선거 모두 출마해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광주에서는 송갑석 의원이 의원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

송 의원은 국회가 전체 국회의원 300명의 의정활동을 평가해 시상하는 의정대상을 3회 연속 수상했고, 단 두 명만 있는 3회 연속 받은 수상자 중 한 명이다.

반면 대표적인 친명으로 분류되는 광산을 민형배 의원의 맞상대는 예비후보 중 경쟁력이 가장 약한 후보가 경선 상대로 지목됐다. 항의가 이어지자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재심을 통해 김성진 전 테크노파크 원장에게 경선 자격을 부여했다.

민주당은 이번 공천심사가 시스템에 따른 법안실적, 당 기여도, 지역 활동 등을 평가한 결과라고 말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이번 심사에서 하위 10%와 20%에 배정된 의원들은 친문, 비명계 의원들이다.

개인적으로 박 의원이나 송 의원을 좋아한다거나, 그들의 업적을 지지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당 대표와 척을 진 사람들이 공천에서 배제된다면, 앞으로 당에서 누가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까. 쓴소리나 할수 있을까. 또 그게 제대로 된 정당일까.

이 대표를 위하는 것도 좋고, 하나된 당을 기대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절차가 민주적이면 안되는가. 정당하게 싸워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나아가 이렇게 해서 후보를 만들어주면 광주와 전남에서 두말 없이 뽑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불현 듯 2년 전이 떠오른다.

그때가 2022년이었다. 대선에서 떨어진 당시 이재명 후보는 그 해 8월28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선출됐고 이 자리에서 당 대표를 두고 경합을 벌였던 박용진 의원과 관련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당 운영을 위해서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그런 당을 확실하게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그 연설에 박수를 쳤었다. 아마도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