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걷는 도시’ 광주, 자동차 정책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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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걷는 도시’ 광주, 자동차 정책부터 바꿔야
구호 그친 정책 실패 확률 높아
  • 입력 : 2024. 02.26(월) 17:57
광주시가 온실가스를 줄여 탄소중립도시 실현을 위해 ‘차 없는 도시·걷고 싶은 길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광주시는 26일 ‘2024시민업무보고’를 통해 사람을 우선하는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 도시환경 회복을 위한 ‘걷고 싶은 길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편하게 걷고 머무르길’ ‘모두가 안전하게 걷길’ ‘자동차 대신 타보길’ ‘기후회복, 함께하길’ 등 4대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걷고 싶은 길 조성에 나선다.

안타깝게도 광주시는 보행자 친환도시는 아니다. 광주지역은 건축물과 차량 증가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2009년 대비 31.1% 증가했다. 전국 평균 19.5%, 7대 광역시 평균 11.8%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중교통 분담률은 2010년 38%에서 지난 2021년 26.2%로 떨어졌다. 광주의 수송 분담률은 승용차 49.1%, 버스 26.2%, 택시13.7%, 지하철 3.3%, 기타 7.7% 등이다.

광주시가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동차 친화도시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결국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승용차 이용 시 불편함이 크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버스·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 시의 대중교통 인프라를 늘리고 자동차 도로를 축소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과거 ‘광주를 보행자 친화도시로 만들겠다’는 정책은 성과 없이 유야무야 됐다. 일례로 광주시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충해 2024년까지 5%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2009년 이후 광주엔 663㎞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가 조성됐지만, 단절 구간이 많고 대중교통과도 매끄럽게 연계되지 않아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자전거 수송 분담률 20년째 2%대에 머무는 이유다. 시가 민선 7기 야심차게 준비했던 공공자전거 ‘타랑께’는 2년 만에 이용객 저조로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결국 ‘구호’에 그친 정책은 실패만 거듭했다. 자전거 정책이 그랬듯이 ‘걷기도시’를 만들려면 광주시는 자동차 도로 확장 정책부터 폐기처분하는 게 수순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