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호젓한 여운 가득…10년만에 재개관 '수하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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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전남일보]호젓한 여운 가득…10년만에 재개관 '수하갤러리'
내달 3일까지 기념 초대전 시리즈
홍성국·허진 등 한국화 27명 참여
장하경 교수 퇴임 후 버킷리스트
“작가 빛날수 있는 문화공간 바라”
  • 입력 : 2024. 03.05(화) 17:37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장하경 수하갤러리 대표가 재개관 기념 기획전시 ‘한국화 27작가 초대전 시리즈Ⅰ’에 걸린 부군 김대원 화백의 ‘욕망과 의지’ 작품 옆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도선인기자
동명동 골목골목 예쁜 식당과 카페, 호젓한 주택 사이로 여운 가득한 감성의 갤러리가 눈에 띈다. 10여 년 만에 재개관하는 수하갤러리다. 거리에 고요하면서도 수려한 분위기를 더하는 수하갤러리는 재개관 기념, 첫 전시로 광주의 한국화 작가 27명이 모인 초대전 시리즈Ⅰ를 오는 4월 3일까지 연다.

기념비적인 10여년만의 재개관은 수하갤러리의 장하경 대표(전 광주대 교수)가 지난해 교수직 퇴직하고 다시 한번 본격적인 갤러리 운영을 결심하면서다. 수하갤러리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지난 2013년이었다. 당시 장 대표의 부군인 김대원(조선대 명예교수) 화백이 개인 작업실과 함께 지역 미술인들의 사랑방과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 건물을 매입하고 1층에 갤러리를 열었다.

2년간 대부분 후속세대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 공간을 내어주면서 활발하게 운영을 이어왔던 수하갤러리는 김 화백인 개인 작업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지난 2014년 연말 크리스마스 기획전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아내인 장 대표가 대신 갤러리 살림을 맡으려고도 했으나, 당시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어 일이 바쁘기도 했고 무엇보다 겸직이 불가해 운영을 포기했었다.

마침내 지난해 퇴직한 장 대표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갤러리 운영’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평소에 남편 어깨너머 미술 세계를 즐겨왔는데 내가 직접 기획한 여러 전시와 문화프로그램을 앞으로 선보인다고 하니 설렌다”며 “이번 첫 전시로 광주의 한국화 작가들을 모았고, 이후 시리즈 2탄으로 서양화 작가들을 모아 전시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에 수하갤러리가 지난 3일 10여 년 만에 재개관했다.
재개관하면서 갤러리는 2층으로 옮겼고 1층엔 카페와 꽃집을 임대로 감성을 더했다. 지하에는 공연단체 대관, 3, 4층에는 김 화백의 작업실과 사무공간, 5층 옥상은 힐링가든으로 꾸며 동명동만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장 대표만의 갤러리 운영 첫 번째 원칙은 작품보다 작가를 조명하는 것. 이번에 여는 재개관 기획전 도록과 포스터에 여타의 것들과 달리, 작품보다 작가의 얼굴이나 작업 노트 글귀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장 대표는 “지역 작가와 함께 성장하는 갤러리가 되고 싶다”며 “이번 재개관 기획전 역시 작가 중심의 전시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참여 작가들의 의견을 다 함께 모여 공유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진행했다. 전시 큐레이터가 처음이라 다들 이렇게 하는 줄 알았는데, 참여 작가들 모두 이렇게 모여서 서로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던 단체전시는 처음이라고(웃음)”고 말했다.

장 대표는 ‘작가 중심’ 원칙을 강조하기 위해 전시 이외에도 작가와의 대화, 갤러리 전속작가 제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아직 원대한 꿈이지만, 운영을 열심히 이어나가 예향 광주 명성에 걸맞은 갤러리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개관 기념 ‘한국화 27작가 초대전 시리즈Ⅰ’에는 홍성국, 허진, 한민정, 조선아, 조문현, 정해영, 정명숙, 장용림, 이창훈, 이구용, 윤세영, 위진수, 오창록, 양홍길, 송대성, 손형권, 백현호, 박환숙, 박홍수, 류현자, 김종경, 김재민, 김연수, 김명석, 김대원, 고미아, 강일호 화백이 참여한다. 수하갤러리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가능하다. 매주 목요일은 휴관.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