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곡성 교육’의 힘' 적막했던 농촌마을 ‘아이들로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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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
[전남일보] ‘곡성 교육’의 힘' 적막했던 농촌마을 ‘아이들로 북적’
지역소멸 위기 교육으로 극복
도담도담유학마을에 48명 거주
오산초 25명 전학해 유학 생활
곡성군미래교육재단 출범 성과
즐거운교육도시 곡성 조성 총력
  • 입력 : 2024. 03.17(일) 13:58
  • 곡성=김대영 기자
곡성군 오산면 오산초등학교 입학식
꿈놀자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제월섬 나무공작소에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곡성군 제공
곡성군립청소년관현악단 학생들이 연주회를 하고 있다.
곡성군립청소년관현악단 학생들이 연주회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가정 교육, 학교 교육, 사회 교육을 통틀어 ‘곡성 교육’이라 부른다. 곡성군은 마을에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청장년층이 떠나가는 지역 위기를 교육으로 극복해 가고 있다. 도시로 떠나보내는 교육이 아니라 지역의 인재로 잘 커나갈 수 있는 교육, ‘곡성 교육’은 적막한 시골 마을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곡성 교육’이 지역을 살린다

곡성군은 1990년대만 해도 인구 수가 5만명에 달해 여느 지역 못지않게 활기찬 도시였다. 늦은 시간까지 읍내 시가지는 환한 불빛을 밝혔고, 장날이면 수 많은 사람들이 장터에 모여들곤 했다. 2024년 2월 현재 곡성군의 인구수는 2만6833명으로 감소 추세이고 65세 이상 인구는 1만574명으로 전체 인구 39.4%를 차지하며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출산율은 0.5로 곡성에서는 옹기종기 모여 학교가는 아이들의 등굣길 풍경은 낯선 모습이 된 지 오래다.

새로운 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곡성군은 교육을 통해 위기를 풀어가려고 하고 있다. 차별화된 ‘곡성 교육’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질 새로운 곡성을 그려왔다.

지난 2020년 12월 곡성군은‘곡성군미래교육재단’을 출범하고 사람이 모이는 곳, 마을 어디든 배움터가 되고 지역민 모두가 교육의 주체가 되는 ‘곡성 교육’을 만들어 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차별화된 ‘농촌 유학’프로그램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성공사례로 주목을 받아 왔다.

“아이들이 줄어든다는 건 학교가 사라진다는 의미이고 학교가 사라진다는 건 머지않아 마을이 소멸되는 것” 이라며 교육이 시골 학교를 살리고 지역을 살리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곡성군 오산면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

“친구들과 밖에서 뛰노느라 해가 져도 집에 들어올 생각을 않네요”

서울 생활을 벗어나 ‘농촌 유학’을 택한 김씨는 곡성생활 2년째 접어들었다. 김씨는 곡성생활은 도시 생활에 비해 다양성면에서는 한정적이나 자연에서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끼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삶과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지역 주민들과 어울려야 한다”며 ‘농촌 유학’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당부에 말을 건내기도 했다.

올해 처음 ‘농촌 유학’생활을 택한 정씨는 “서울에서는 겪을 수 없, 자연속에서 뛰노는 아이를 위해 농촌 유학을 택했다”고 말했다. “주변 자연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움을 만끽하면서 즐겁게 생활하는 날들이 기대되고 곡성에 온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이미 곡성 생활에 적응을 마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곡성군 오산면 ‘도담도담 유학마을’ 입주민들은 삭막한 도시 생활을 버리고 농촌 생활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다. 낯선 사람들이 모여 행복한 삶을 함께하고 있다. 아이들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여느 시골 마을에서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곡성군은 오산면에 ‘도담도담 유학마을’을 조성했다. 도시 생활에 지쳐 ‘농촌 유학’을 희망하는 18가구가 생활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 ‘도담도담 유학마을’로 새롭게 입주한 가구는 15가구로 41명이 전입하면서 유학마을은 18가구 입주를 마무리하고 48명의 입주민이 곡성생활을 시작했다.

꿈놀자 학교 참가자들이 트리 클라이밍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시골로 유학 온 도시 학생들, 오산초교 입학

입학철이 되면 언론을 통해 작은 시골 학교의 ‘나홀로 입학’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오산초등학교도 별반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오산초등학교는 변화하고 있다.

“오산초등학교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요”, “학교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요” 오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입학식에서 올해 다짐을 말했다.

지난 4일 오산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이 열렸다. 학생들과 가족, 선생님들이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친구없이 홀로 입학하는 학교에 반해 오산초등학교는 25명이 새로 전학을 왔고 그 중 5명은 1학년으로 입학했다. 도시민들은 곡성에서 ‘농촌 유학’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전체 학생 수 37명 중 곡성군으로 유학을 온 도시 학생이 25명으로 ‘곡성 교육’이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오산초교는 지난해 전교생 14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지만 ‘곡성 유학’으로 16명의 도시 학생들이 전학을 오면서 정상화 됐다.

‘곡성 유학’은 최소 6개월 이상 과정으로 유학생과 유학학교 재학생, 가족들을 대상으로 곡성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올 1학기 현재 곡성군으로 유학온 학생 수는 35명으로 그 중 오산초교가 25명을 차지하고 있다. 오산면에 조성된 ‘도담도담 유학마을’처럼 ‘농촌 유학’에서 안정적인 정주 여건은 중요하다.

곡성군은 ‘도담도담 유학마을’ 성공을 발판삼아 ‘곡성 유학’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권역별 정주 여건을 개선해 가고 있다. 죽곡면 옛 폐교를 매입해 16가구가 생활할 수 있는 유학마을 조성했고 삼기면에는 워케이션을 병행한 4가구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거주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농촌 생활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곡성을 찾고 곡성에서 자연과 생태를 벗삼아 생활하는 도시민들의 모습을 곡성군은 그려나가고 있다.

●지역사회가 ‘곡성 교육’ 완성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은 아이들이 배움을 경험하고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꿈을 찾는 교육을 지향한다.

‘곡성 교육’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꿈놀자학교’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 시간에 마을과 숲으로 나가 창의성과 상상력, 감수성을 키우는 교과 연계 체험교육으로 학교 밖 배움터로 운영된다. 숲에서 자연물을 탐색하며 밧줄을 이용해 나무를 오르는 ‘트리클라이밍’과 숲에서 스스로 길을 찾는 ‘오리엔티어링’, 나무 생리와 구조를 이해하며 나무에 올라 가지치기를 하는 ‘리틀 아보리스트’등 창의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곡성군립청소년관현악단’은 악기를 접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음악교육을 제공하고 청소년기 감수성을 키워가도록 성장 발달을 돕고 있다.

‘꿈키움마루’는 청소년에 진로탐색 기회와 미래형 창의인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창의융합 교육 플랫폼으로 코딩과 디자인 메이커, 스마트팜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진로·진학 교육과 청소년성장을 지원하고 곡성군민이면 누구나 ‘즐거운 교육도시 곡성’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곡성군은 마을이 지역교육사업 실행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마을교육력’강화에 힘쓰고 있다. 마을 전문강사를 양성해 트리클라이밍과 곡성역사 등 9종의 교과연계 마을교육과정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곡성에서는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다.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사회가 곡성교육을 완성한다’

지역 소멸이 아닌 지속가능한 곡성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곡성=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