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저출생 극복에 사활 건 전남… 맞춤 정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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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저출생 극복에 사활 건 전남… 맞춤 정책 ‘주목’
28개 출산지원사업 433억 투입
난자 냉동 등 가임력 보존 지원
18년간 매월 20만원 ‘출생수당’
다자녀 지원·돌봄휴가 등 다양
  • 입력 : 2024. 03.17(일) 17:41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22개 시·군 시장·군수들이 지난달 14일 전남 시·군 출생수당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대한민국의 ‘초저출산’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합계출산율 0.97로 전국 1위를 차지한 전남도의 출산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격적인 출산·육아·교육비 지원은 물론, 출산가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시책을 추진함으로써 저출생 극복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아이 낳고 키우기 제일 좋은 전남’을 위해 28개 사업에 433억원을 투입, 난임 지원 확대 등 지역 맞춤형 출산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지난해 세종과 함께 합계출산율 1위에 빛나는 전남도지만, 전국적인 출생아 감소(전년비 0.8% 하락)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다만, 다양한 출산 시책을 통해 감소폭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출산 친화 환경 조성… 임신·출산 지원 ‘사활’

전남도는 출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신혼부부 건강검진비(여 17만원·남 9만원), 공공산후조리원 확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등 13개 사업에 125억원을 투입한다.

먼저 만혼, 늦은 출생 등으로 난임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부터는 양방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소득 기준을 폐지했다. 이에 소득과 횟수 제한 없이 1회당 20만~150만원을 차등 지원받을 수 있으며 한방 난임치료 지원도 나이 제한 없이 18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순천, 화순 등 11개 지역에서는 보건소에 등록된 임산부와 고위험 임산부를 대상으로 간호사 등이 가정에 1회 이상 방문하고 맞춤형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생애 초기 건강관리도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전남 권역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를 통해서는 찾아가는 방문 상담,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신생아 양육비 지원을 통합해 ‘첫 만남 이용권’도 첫째아 200만원, 둘째아 이상 300만원으로 지원한다.

현재 해남·강진·완도·나주·순천 등 5개소로 운영되고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은 내년까지 목포·광양·여수·영광 등 4개소가 추가로 설치돼 총 9개의 공공산후조리원이 운영된다. 또 전남형 출산가정 방문 산후조리 서비스 지원을 통해 기준중위소득 150%를 초과한 정부지원 제외자도 서비스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고연령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해 난자냉동 시술비 및 냉동난자 사용 보조생식술 비용 지원을 시행할 예정이다. 도내에 거주하는 30~40세 가임여성에 첫 시술 비용의 50%(최대 200만원)를 지원하고 난임부부 여부 관계없이 냉동난자 보조지원을 희망하는 부부를 대상으로 총 2회, 최대 2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 출산가정 양육 부담 경감, 다자녀 혜택 ↑

출산가정의 양육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최근 전남도가 발표한 ‘출생수당’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양육지원 체계를 학령기까지 확대·개선해 출생부터 양육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의 지원 모델이라는 평가다.

전남 22개 시·군과 전남도가 각각 10만원씩 지원해 매월 20만원을 출생 후 18년간 지급하며 양육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사회보장제도 등 사전 행정절차 진행과 예산 확보를 통해 제도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출산가정 자녀양육 부담 완화를 위해 다둥이가정 육아용품 구입비 지원, 미숙아 및 선천성 이상아 의료비 지원, 다자녀 행복카드 지원 등 12개 사업에 306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세 자녀 이상에 제공하던 다둥이가정 육아용품 구입비는 올해 두 자녀 이상 가정으로 확대됐다. 올해 1월1일 이후 둘째아 이상 출산가정에 육아용품 구입비 50만원이 지원된다.

미숙아 및 선천성 이상아나 선천성 대사이상, 난청 등 출생아를 대상으로는 수술 및 의료비의 비급여 및 본인 부담금을 전액 지원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대사이상, 난청도 검사비 및 의료, 보청기 등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역시 올해부터 대상자 선정에 소득 기준을 폐지했다.

또 다자녀 행복카드의 경우 두 자녀 이상 가정에 경제적 혜택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농협에서 발급해 주는 카드(신용·체크)로, 올해부터 막내가 18세 이하인 두 자녀 이상 가정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사용처도 병·의원, 편의점, 커피숍 등 신규 혜택(신용카드)을 추가·확대했다.

공공기관이 앞장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자녀 행복 돌봄제도’도 도입한다. 취학 시기 자녀를 둔 공무원도 경력 단절 없이 일하면서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6~8세 자녀를 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 자녀 돌봄시간(1일 2시간)’을 신설, 8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에게는 특별휴가를 5일 부여하는 내용으로 ‘전남도 공무원 복무 조례’를 개정 중이다.

또 유연근무제도와 접목해 육아 시기별 ‘맞춤형 근무모델’을 제시, 개인 상황에 맞춰 근무 모델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육아에 더 적합한 근무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녀 행복 돌봄제도’ 이용률이 높은 부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책도 마련했다.

전남도는 ‘자녀 행복 돌봄제도’를 시·군, 도내 출자·출연기관까지 확대해 육아하는 공무원과 직장인이 자유롭게 근무하도록 권장할 계획이다.

김명신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은 “초저출생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세밀한 출산 및 양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출산·양육환경 개선, 다자녀 지원 확대 등 도민들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수요 맞춤형’ 출산 지원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