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신 이이남 작가가 대한민국과 스위스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초청 전시에 참여한다. 작품은 이이남 작 신-몽유도원도. 이이남스튜디오 제공 |
전시에서 극동예술박물관을 운영하는 바우르 재단이 소장하는 한국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 총 4점인 △인왕제색도-사계 △겸재정선과 세잔 △신-몽유도원도 △박연폭포를 통해 동양의 자연을 선보인다. 이들 풍경을 통해 수백 년간 이어져 온 문화, 사물, 재료, 색상, 문양의 연관성에 주목해 본다.
광주 출신 이이남 작가가 대한민국과 스위스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초청 전시에 참여한다. 작품은 이이남 작 인왕제색도-사계. 이이남스튜디오 제공 |
이이남 작가의 시선은 ‘겸재 정선’의 산에서 교차된다. 작품 ‘겸재정선과 세잔’은 ‘장안연월’과 폴 세잔의 ‘생 빅투아르산’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오버랩 한 작품이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의 두 화가의 작품이 하나의 그림에서 만나 동·서양의 대상이 된다. 이처럼 이이남의 가상 풍경이 가진 간극을 뛰어 넘어서 스위스와 한국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대중을 자연으로 매혹시킨다.
‘박연폭포’는 겸재정선 작품으로 진경산수화 대표작 중 하나다. 본 작가는 정선이 느꼈던 천지지미(天地之美)를 시뮬라크르(복제)로 재해석 해 디지털 속 가상현실의 공간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이는 인간의 정신세계, 즉 내면의 물소리, 내면의 생명수에 이미지를 부여한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성을 초월하는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고자 했다.
‘신-몽유도원도’는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도원에서 노닐었던 꿈을 안견에게 위탁해 그려진 작품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현실세계, 도원의 입구와 경치, 꿈에 배를 보았다는 도원의 신비스러움을 선묘의 섬세함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상적 산수의 풍경을 미디어 기술을 가미하여 회화적 아름다움을 끌어내고자 했다. 빛바랜 화폭 위에 당시 삶의 색을 입혀 계절을 만들고 몽환적 분위기와 자연스러운 사람의 모습을 구현해 현대인에게 무한한 여유를 주고자 했다.
이번 전시를 주최한 바우르 재단의 컬렉션은 9000점의 중국 및 일본 예술품으로 구성돼 있다. 스위스 수집가 알프레드 바우어(1865~1951)가 45년에 걸쳐 획득했다. 10~19세기 중국 황실 도자기, 옥, 일본 다도를 위한 중요한 물품 컬렉션 등 기증을 통해 박물관 컬렉션은 더욱 풍성해졌다.
이이남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으며 동대학원에서 순수 미술 석사학위와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영상예술학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이 작가는 광주, 한국을 넘어 중국, 미국, 러시아, 스페인, 독일, 인도, 프랑스 등에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여 왔다. 현재 두바이에서 전시를 하고 있으며 홍콩에서도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대구 인당 미술관 개인전을 준비해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