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멈춰 선 5·18 사적지 정비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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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멈춰 선 5·18 사적지 정비 부끄럽지 않은가
내홍·갈등으로 진실 방치 안돼
  • 입력 : 2024. 03.21(목) 17:05
5월 단체의 내홍으로 5·18 사적지의 정비와 성역화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다.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대한 신군부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발생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전환 점 중 하나다. 희생자를 추모하고 사적지를 보존하는 것도 후대의 당연한 의무다. 사실상 논의마저 중단된 ‘5·18 정신의 계승’이 안타까운 일이다.

2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5·18 구묘역 성역화사업 추진협의체가 진행 중인 5·18 사적 제24호 광주 북구 망월동 5·18구묘역 성역화 사업이 단체 간 이견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와 연관된 5·18 유공자의 비위 의혹으로 단체 내홍과 집행부 파행이 지난해 하반기 내내 이어지면서 사실상 관련 논의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해체를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5·18 사적지 제11호인 광주 동구 적십자병원 옛터 활용 논의도 같은 이유로 중단되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만큼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 기억하는 것은 민주주의 가치를 굳건히 하는 데 꼭 필요하다.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교훈을 얻는다는 점에서도 사적지의 정비와 성역화 사업은 시급한 광주의 현안이다. 젊은 세대에게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면서 과거의 아픔을 광주라는 공동체가 함께 인정하고 기억한다는 의미도 크다.

올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4주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진상 규명부터 책임자 처벌까지 실체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일부 인사의 왜곡과 폄훼도 여전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1일 광주시가 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4대 실천 과제를 추진키로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광주시와 관계 기관은 광주의 역사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사적지 보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일부의 내홍이나 사소한 생각의 차이로 광주의 진실을 방치하기엔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