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존재의 울림” 변화하는 환경·생태의 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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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21세기 존재의 울림” 변화하는 환경·생태의 판소리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발표
30개국서 73명 작가 참여
본 전시 3섹션 구성 기대
외부 전시 양림동과 공존
인류에 대한 오페라 펼쳐
  • 입력 : 2024. 03.26(화) 17:47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인 이예인의 ‘카오스 삼키기’. (재)광주비엔날레 제공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인 ‘판소리, 모두의 울림’은 무슨 의미일까? 이번 비엔날레는 소리와 공간의 조화를 보여주는 한반도 전통 음악 ‘판소리’를 모티브로 했다. 이를 통해 풍경과 소리가 어우러지는 한 편의 오페라를 펼쳐낸다. 우리를 둘러싼 풍경, 소리는 국경 분쟁, 이주 정책,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격리부터 기후위기, 사막화, 서식지 파괴 등 셀 수 없이 복잡해 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판소리를 모티브 삼아 개인 거주지부터 인류가 뿌리내린 행성 지구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담론을 형성한다.

●3개 섹션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외부 전시공간 양림동 공존과 연대 공간

(재)광주비엔날레는 30개국 73인에 이르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를 지난 25일 공개했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나라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포함됐다. 특히 광주 출신 작가로는 김자이·김형숙 작가 2명이 있다. 주로 환경, 생태 등에 대해 작업해온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들과 대화하며 동시대 공간을 탐구, 판소리 정신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이번 전시는 세개의 섹션으로 구분된다. 공간을 나누는 기준은 음운 현상과 관련한 내용이다. 먼저 ‘라르센 효과(Larsen effect·부딪침 소리)’와 관련된 섹션이다. 라르센 효과는 두 음향 방출 기기 사이에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난잡한 소음을 가리킨다. 즉 공간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지금 오늘날 지구가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비유가 될 수 있다. 히말라야 꼭대기에도, 심해 깊숙한 곳에도 인간의 흔적이 가득한 시대다. 인간 활동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사람간, 종간 관계는 더욱 고밀도화 된다.

두번째 섹션은 ‘폴리포니(Polyphony·겹침소리)’다. 이곳에서는 작품들은 나와 다른 존재들을 포괄하고 이들과 조화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게될 것이다. 여러 초점을 가진 다층적 세계관에 주목하는 작가들의 작업이 전시된다

마지막은 힌두교의 ‘옴’ 혹은 현대 과학이 말하는 태초기 빅뱅의 잔여음인 태초의 소리(Primordial sound)다. 비인간적 세계, 이산화탄소, 환경호르몬, 바이러스 등 역사의 주체가 되는 분자와 우주를 주제로 다룬다. 빅뱅의 잔여음인 태초의 소리가 전시와 어우러진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이외에 광주시의 유서 깊은 역사와 공동체 정신을 지켜온 양림동도 외부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양림동의 전시 ‘소리숲’은 본전시에서 뻗어 나온 장외 섹션인 동시에 일상적 삶의 환경 속에서 작업을 설치함으로써 그 속에서의 공존과 연대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양림동의 옛 파출소와 빈집 등을 과감하게 활용하여 사운드 프로젝트와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협업 작업을 소개한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중 하나인 맥스 후퍼 슈나이더 작 ‘트랜스퍼 스테이션, 해머 프로젝트’. (재)광주비엔날레 제공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고편 ‘판소리로부터 배우다’ 4월 공개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 지휘 아래 9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열리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전시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함께한다. 9월 6일 개막식에는 한강 작가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중인 밴드 위뮤(WeMu)가 협업하여 작사한 노래를 선보이는 오페라가 준비되어 있다. 아울러 개막과 동시에 학술 심포지엄도 양일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된다. 인류세의 문제를 공간과 소리, 과학기술을 포함하여 다양한 층위로 살펴보고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각국의 이론가와 창작가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병행 전시로 선정된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전 ‘마당: 우리가 되는 곳’의 개막식을 통해 올해 광주비엔날레 프로그램의 주제와 특징적 서사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비디오 에세이 ‘판소리로부터 배우다(Learning from Pansori)’의 최초 상영을 준비 중에 있다. 프리미어 이후 온라인으로 공개될 예정인 영상은 니콜라 부리오가 집필한 시나리오에 기반하며, 일부 작업의 스틸 컷을 포함하고 있어, 일종의 예고편 역할을 하게 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