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과 후보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번 총선의 화두는 ‘민생’이다. 가뜩이나 경기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 불안정과 소득 불평등, 주거 문제, 고령화로 인한 복지 부담 증가 등은 올해 우리 경제에 숨겨진 악재다. 글로벌 경제 변화에 따른 산업 구조의 취약성과 건설 경기의 위축도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새로 선출될 22대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당독점 폐해와 정권 심판이라는 여·야의 첨예한 주장에 대해서도 유권자의 심판이 필요하다.
역대 총선에서 이번 총선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천’은 보기 힘들었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는 ‘역대 최악의 공천’이라는 혹평이 끊이지 않았다. 비전과 정책보다 당 대표와의 인연이나 당 대표에 대한 충성 여부가 중요한 잣대였던 것도 유권자들의 실망을 키웠다. 공천 과정에서 들려온 후보들의 상식 밖 언행이나 상대에 대한 ‘아니면 말고 식’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의 길이가 역대 최장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정당과 후보간 이합집산도 어느 선거보다 치열하고 뜨거웠다.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 돌아왔다. 민주주의 국가의 주인인 유권자가 냉철한 판단으로 후보들의 면면을 평가해야 한다. 지난 국회에서 수없이 지켜봤던 무능하고 부도덕한 국회를 바로 세우고, 일상이던 편법과 부정을 단죄하는 것도 유권자 한사람 한사람의 힘이 모아져야 한다. 이제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은 보름여. 진보와 보수, 지연과 학연을 떠나 22대 국회를 바로 세울 정직하고 도덕적인 일꾼을 선택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후보들의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