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광주 도로 ‘노후화 심각’… 예산은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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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울퉁불퉁 광주 도로 ‘노후화 심각’… 예산은 태부족
4차선 이상 5000㎞ 10년 주기 정비
매년 500억 필요한데 100억만 편성
과속사고 예방 외곽도로 위주 보수
시민 안전에 직결… 예산 확보 절실
  • 입력 : 2024. 04.03(수) 18:27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광주시내와 외곽도로가 노후화 등으로 포트홀이 생기는 등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3일 광주 광산구 호남대에서 평동산단 방향의 어등대로에 훼손되어 있는 노면. 나건호 기자
광주지역 도로 노면이 갈라지는 등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지만, 이를 보수하거나 정비할 예산은 턱없이 부족해 교통사고 위험은 물론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는 폭 20m 이상 도로(4차선 이상)는 전체 378개 노선 597㎞에 달한다. 이를 3m짜리 1차선으로 나누면 대략 5000㎞ 규모다. 도로의 활용 주기는 공식적으로 6년이지만 시는 내부적으로 10년으로 잡고 있다. 이는 서울이 6~7년으로 잡는 것보다 최대 4년이나 더 길다.

10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광주 전역의 도로를 매년 500㎞씩 보수해야 주기를 맞출 수 있다. 통상 도로 복구 비용은 차로 1개를 기준으로 1㎞에 1억원이 소요된다. 매년 광주지역 도로 보수 비용으로 500억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 비용에는 포트홀 보수 등 긴급 발생 상황에 대한 예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순수 노후화된 도로 보수비용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올해 광주시의 도로유지 예산은 102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비용이 도로 보수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보수자재비 31억원, 결빙 방지 14억원, 재난안전 8억2000만원을 제하고 나면 고작 49억1000만원이 남는다. 이 예산으로는 50㎞의 도로만 보수가 가능하다. 이 계산대로라면, 광주 전역의 도로를 보수하는 데 10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그나마도 올해 예산은 많이 증가한 수치다. 2020년 관련 예산은 34억원이었고 2021년 74억원, 2022년 78억원에 이어 2023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겨 106억원이 책정됐다.

적게나마 도로 유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광주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심 주요도로보다는 사고 발생률이 높은 외곽도로 위주로 예산이 편성되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심 도로는 노후화로 갈라지더라도 차량들이 과속을 하지 않기 때문에 차량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적다. 반면 외곽도로는 과속을 하는 경우가 잦아 사고 발생률도 매우 높다”면서 “실제 광주~화순 간 도로가 심야에 파손이 됐는데 그날만 1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곳부터 우선적으로 보수를 하다보니, 도심 도로 보수는 매년 밀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주 주요 교통 요충지인 상무지구의 경우 도로에 균열이 있거나, 차선이 지워져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죽봉대로와 무진대로가 교차하는 광주 광천사거리의 경우 버스전용차로를 표시하는 파란색 차선 외에 일반 점선 차선은 희미해져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보도<본보 2023년 10월25일> 이후 긴급보수가 진행됐다.

광주시는 한정된 재정 상황에서 도로 보수 예산 확보를 위한 정치권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가 추진하는 사업들이 많다 보니 도로 보수에 많은 예산을 책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강기정 시장도 오랫동안 진행중인 시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노력으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며 “시 자체 예산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보니 국회의원들의 예산 확보 도움이 절실하다. 교부세의 경우 도로 보수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부세 확보만이라도 많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지역 국회의원 등의 적극적인 예산 확보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장선호(51)씨는 “광주시의 예산으로만 도로 보수를 모두 할 수는 없다. 광주가 세금이 많이 걷히는 지역도 아니고, 기업이 많은 곳도 아니기 때문이다”면서 “시민들의 안전과 생활 편의를 위한 도로 유지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