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맞나”… 광주·전남 총선 열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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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선거철 맞나”… 광주·전남 총선 열기 ‘시들’
민주 ‘텃밭’… 경쟁구도 없어 ‘냉랭’
유세 일정 ‘텅텅’ 유세차도 줄어
‘경제난’ 유권자 관심 저조도 영향
  • 입력 : 2024. 04.03(수) 18:26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이틀 앞둔 3일 광주 동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동구선관위 관계자들과 공무원들이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4·10 총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광주·전남지역에서 좀처럼 선거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지역 정치구도 특성상 후보간 경쟁 구도가 사라진 데다 경기불황으로 유권자들의 관심도 줄어든 탓이다. 때문에 선거 철이면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들이 자취를 감췄고, 민주당 경선 시기에 바쁘게 움직였던 후보들은 정책 대결을 회피하는 등 조용한 선거판을 흔들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고 있다.

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서울과 경기권 등에서는 표심을 자극하는 공약이 쏟아지는 등 여야 후보간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유독 광주·전남은 ‘선거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지역 내에서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정서가 깊이 자리하면서 민주당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경기침체로 인한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역시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불과 한 달 전 민주당 경선 때만 하더라도 분(分) 단위로 빼곡했던 후보들의 일정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이날 현재 대부분 1~3개의 현장 유세에 머무르는 수준으로 축소됐다.

또 최근 광주지역 한 민주당 후보는 선관위가 주관하는 언론사 토론회에 일방적으로 불참해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진보당 등 호남권 내 열세 정당 소속 후보들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각종 의혹 제기와 폭로 등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표심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일각에서는 정당 간 치열한 당락(當落) 경쟁도 없고, 정책과 인물 대결 의지조차 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의 한 유권자인 최소연(37)씨는 “경선때는 매일같이 문자, 전화로 유권자들을 귀찮게 하더니 정작 본선거 기간이 되니 조용한 게 아이러니하다”며 “도로가 번잡한 출퇴근길에는 선거 유세차량이나 후보들이 보이긴 하지만 낮 시간 때에는 선거운동 기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유권자들은 물론 후보들까지도 ‘어차피 민주당’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겠냐. 광주·전남을 위해서라도 이제 ‘민주당 텃밭’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고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민주당 지역 후보들이 중앙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선거전에 임해야 한다고 직언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매번 광주·전남지역 선거는 역동성이 없는 편이긴 했지만, 이번 총선은 특히나 심각하다.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이지 당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지 않느냐”며 “민주당 후보들 역시 벌써 당선됐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긴장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다수 후보자들이 초선에 도전하는 만큼, 유권자들에게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