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팬덤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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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팬덤의 유튜브’
이용환 논설실장
  • 입력 : 2024. 04.04(목) 16:14
이용환 논설실장
“유튜브는 기적이었다.”지난 2006년 8월, 뉴욕타임스가 무명의 한국인 기타리스트 임정현씨를 소개했다. 출중한 재능은커녕 열정마저 없었던 평범한 청년 임정현. 뉴질랜드 유학 중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겠다’며 귀국한 그는 22살이 되던 어느 날 제리 창의 캐논 변주곡을 기타로 연주하며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가 올린 동영상은 1000만 명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뉴욕의 무대를 거치며 그는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유튜브의 기적이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는 게 임 씨의 회상이다.

유튜브는 온라인 결제 사이트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가 만든 플랫폼이다. 친구들과 파티를 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려 했던 두사람. 엑티브X와 익스플러로 등 당시 프로그램의 한계로 실패를 거듭하던 그들은 플래시를 이용해 동영상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2005년 ‘유튜브닷컴’을 창업했다. 이후 유튜브는 오픈 며칠만에 하루 페이지뷰가 1억 회를 넘어섰고, 2006년에는 구글에 16억 5000만 달러에 인수됐다. ‘인터넷 진화의 다음 단계’라는 게 구글이 유튜브를 매입한 이유였다.

유튜브의 성공 이유는 동영상을 만드는 데 복잡한 과정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뉴스부터 유머나 게임, 요리, 뷰티, 일상 등 다양하고 개성이 강한 주제의 영상을 직접 창작해 누구나 인터넷에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금도 독창적인 콘텐츠를 갖춘 전세계 수천 명의 유튜버가 유튜브 활동만으로 억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런 유튜브를 두고 타임은 ‘웹이 평범한 대중을 언론인으로 만들었다면 유튜브는 일반인을 유명인사로 만들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총선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유튜브의 폐해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이 뉴스의 생명인 객관성과 정확성을 외면하고, 사회 곳곳에 가짜 뉴스를 유포하면서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뉴스의 가치도 훼손시키고 있다. 중도층이 사라지고 극우와 극좌만 남은 정치적 획일성,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진영 논리도 감당할 수 없는 확증편향으로 이어져 사회를 분열로 내몰고 있다. 용납할 수 없는 극언을 내뱉는 정치인들을 당당하게 정치권에 끌어들인 것도 유튜브의 맹점이다. 한때는 기적으로 불렸던 유튜브. 그 세기적 플랫폼이 대한민국에서 사회를 극단화시키고, 편향되게 만드는 ‘팬덤의 유튜브’로 전락하고 있다.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