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0년, 약속 지킨 피해자와 연대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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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0년, 약속 지킨 피해자와 연대자 이야기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 | 한겨레출판 | 2만2000원
  • 입력 : 2024. 04.11(목) 14:41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참담한 소식과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 거리로, 광장으로 나와 함께 외쳤다. 그 연대의 힘으로 특별법을 제정했고 선체를 인양했으며 무책임한 정부를 탄핵했다. ‘한국 사회는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처럼, 세월호는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갔고 기억을 약속했던 공간들은 하나둘 사라져 갔다. 진상규명은 여전히 미완, 책임자들은 속속 무죄를 판결받았다. 2024년 또다시 각자의 자리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의 소식을 듣는다. 빠른 세월에 놀라기도 잠시, 많은 이들이 잊거나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도 약속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는 세월호참사 10년의 시간을 통과해 온 기억공간들을 중심으로 세월호 생존자, 유가족, 활동가들을 인터뷰 하고 안전사회를 위한 다음 걸음을 고민하는 책이다. 세월호참사를 증언하는 여러 기록에서 잘 다뤄지진 않았으나 피해자와 연대자들의 광장이자 집이자 쉼터였던 ‘세월호 기억공간’을 재조명하고 그 필요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월호참사 이후 이태원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우리 사회에 끔찍한 참사는 반복되어 왔다. 변한 게 없다고 느껴질지 모르나, 기억공간의 문을 열고 흔적을 쫓는 글을 읽다 보면 세월호가 그려온 선명한 변화의 궤적을 발견할 수 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4·16재단이 주축이 돼 발족한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의 기획으로 송경동 시인이 직접 각 분야에서 구술, 인터뷰 활동을 해온 10인의 작가를 모았다. 10년 전 약속을 되새기고 앞으로의 10년을 그리겠다는 다짐을 응원하기 위해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가 서문을, 김훈 소설가가 추천의 글을 보탰다. 작가, 생존자, 유가족, 활동가들이 모아온 10년의 사진 또한 선별해 실었는데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곳곳에서 커져버린 기억의 공백을 생동감 있게 메우려는 시도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