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 국장 |
검사와 경찰의 뇌물 수수 장면 등 부끄러운 민낯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식사 자리에서 자신에게 불만을 털어놓는 건설업자를 향해 “아니, 겸상을 오래 하니까 대한민국 검사가 아주 X같이 보이시죠”라고 호통 치며 자리를 박차면서도 명품 시계 선물은 소중하게 챙기는 주양 검사. 업자에게 받은 돈으로 룸살롱에서 질펀하게 놀고 있는 매제를 붙잡아 “내 이름 팔아서 양아치들 돈 받아 처먹었냐”고 질타하면서도 남은 돈은 집에 갖다 주라며 뇌물 받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최철기 반장.
검사와 경찰을 대표하는 두 주인공 간의 반목과 기싸움도 흥미롭다. 최 반장과 신경전을 벌이던 주 검사는 내사자료 입수를 지시한 수사관이 경찰이 불쾌해 한다고 말하자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라고 소리를 지른다.
주 검사의 장인이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다.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청에 소환된 주 검사에게 장인은 “이 사람아 그러게 몸조심했어야지. 괜찮아 기죽을 것 없어. 마약 사건 수사 중인 게 있는데 그거 터지면 얘기가 묻혀서 잘 풀릴꺼야 걱정하지 말고 어깨 피고 다녀”라고 한다.
검찰과 경찰의 범죄자 비호, 뇌물 수수, 사건 조작,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 등을 노골적으로 다뤘지만, 영화가 과장되지 않고 오히려 사실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검사와 경찰은 아주 싫어할 것 같은 영화 ‘부당거래’. 14년 전 영화 속에서 드러난 부당거래가 지금도 판 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