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구매시 온누리상품권 환급”… 활기 띤 전통시장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경제일반
“물건 구매시 온누리상품권 환급”… 활기 띤 전통시장
15일까지 구매금액 30% 돌려줘
추석 앞두고 양동시장 등 ‘북적’
상인 “손님 늘어 매출 상승 기대”
하루 정해진 환급 물량 확대 요청
  • 입력 : 2024. 09.10(화) 18:35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첫날인 지난 9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고객지원센터 앞이 상품권 환급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 받으려고 주말을 피해 미리 왔습니다. 전통시장이 마트보다 저렴하고 할인행사도 많으니 명절에는 더 찾게 되네요.”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추석 연휴가 3일 앞으로 다가온 데다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가 시작되면서 혜택을 받기 위해 시장을 찾는 지역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광주시 등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통시장에서 당일 구매금액의 30%(1인 최대 2만원)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온누리상품권 환급 첫날인 지난 9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늦더위가 이어지는 날씨에도 명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온 덕분인지 시장은 추석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나가는 손님들의 발걸음을 붙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상인들의 얼굴에도 활력이 가득했고, 조금이라도 더 크고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그거 말고 이걸로 달라”며 입씨름하는 손님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고등어, 갈치, 오징어, 꽃게, 바지락 등 각종 수산물은 진열대 위에 보기 좋게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고 곳곳에 ‘진짜 목포갈치’, ‘맛있는 참조기’, ‘온누리상품권 사용가능 점포’ 등의 문구도 붙어있었다. 상인들은 상품이 상하지 않게 얼음을 갈거나 손님들의 주문에 따라 생선을 손질하느라 분주했다. 반찬집에서는 매대에 각종 반찬을 먹음직스럽게 올려둔 채 손님을 불렀고 제수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에서는 전 굽는 냄새가 퍼졌다.

추석 연휴가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온누리상품권 환급 혜택을 받기 위해 시장을 찾는 지역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전통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띠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오후 찾은 광주 서구 양동시장.
상인들도 모처럼 찾아온 분주한 시장 분위기에 명절 연휴를 앞둔 기대감을 내비쳤다.

각종 전 등 제수음식을 판매하는 60대 김모씨는 “상품권 환급 행사에 맞춰 시장을 찾는 어르신들도 많다 보니 확실히 손님이 늘어난 게 느껴진다. 또 상품권 행사와 상관없이 명절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시장을 찾는 손님이 많아져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히 있다. 평상시보다 매출이 30% 정도는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양모(58)씨는 “수산물은 신선도가 생명이어서 상품권 행사 기간을 제외하면 명절 2~3일 전부터 매출이 상승한다. 평소보다 매출은 30~40% 이상 상승하고 시장을 찾는 손님도 3배 이상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명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오랜만에 전통시장을 찾았다는 최은옥(53)씨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니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난다. 상인들과 흥정하고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것도 오랜만이라 즐겁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하니 제수 음식을 준비할 때 지출을 줄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상인들 사이에선 온누리상품권 환급 물량을 확대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날 남광주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승숙(62)씨는 “온누리상품권 혜택을 받으려고 그날만 기다렸다가 일부러 행사 시작 이후에 오는 사람도 많다. 하루 물량이 정해져 있다 보니 상품권이 소진됐다고 하면 다음 날 다시 오겠다며 그냥 가버리기도 한다”며 “상품권 물량을 조금 더 늘렸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온누리상품권 행사 기간이나 명절 연휴에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켠에서는 고물가에 경기침체도 심각해 명절에도 큰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남광주시장 상인 김용식(67)씨는 “당연히 명절 연휴 매출이 평소보다는 좋지만, 올해 경기가 심각하다 보니 기대만큼 매출이 늘지는 모르겠다.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가 시작됐는데도 지난해 행사 첫날보다 손님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 소비 심리 위축이 심각해 손님들의 지갑이 꽁꽁 닫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양동시장에서 반찬을 판매하는 박창후(40)씨도 “명절 연휴라고 해서 기대감이 크지는 않다. 오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고물가·경기침체가 심각해 매출이 크게 상승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식자재값도 많이 오른 것에 대한 부담도 크다”며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등이 있지만 시장 상인 전부가 그 혜택을 보는 건 아니다. 추석 연휴 모두가 잘 되는 풍경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위한 긴 대기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양동시장 고객지원센터 앞 길목은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행사 스태프는 “상품권 소진의 우려가 있다”며 확성기로 안내했고, 손님들은 땀이 송글송글 맺힌 얼굴에 부채질을 하며 볼멘소리를 냈다.

김공녀(75)씨는 “30분째 줄을 서고 있는데 센터 안으로 들어가려면 최소 1시간은 더 걸릴 것 같다. 상품권이 소진되면 지급이 어렵다고 하니 힘들게 기다린 보람이 없어질까 걱정된다”며 “직원을 늘려 처리가 빨리 이뤄지게 하거나 환급 장소를 분산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 행사기간에는 말바우시장에 갔었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인 강모(58)씨는 “오후에는 그나마 사람이 줄어든 것”이라며 “오전에는 내내 고성이 오가고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찰이 와서 현장을 통제하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남은 기간이라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