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탄소중립과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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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탄소중립과 건축물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 입력 : 2025. 06.23(월) 16:07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옛 방직공장 터에 ‘광주 챔피언스 시티’, 유스퀘어 터미널 부지에 ’그레이트 시티 광천‘, 어등산 관광단지 내에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초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 이름이다. 모두 대규모 쇼핑몰이 중심이다. 각각 수 조원이 투자될 예정이고 2020년대 후반기에서 2030년 초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 중에서 ‘더 현대 광주’는 광주 챔피언스 시티에 속하는 거대 쇼핑몰로 조간만 첫 삽을 뜰 예정이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통과했다. 지하 6층, 지상 8층의 거대 건축물로 매장의 규모가 서울의 ‘더 현대’보다 1.4배, 현재 광천터미널에 인접한 신세계백화점의 5배다.

시 당국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도시인구 증가 등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일반적으로 도시의 각종 건축물은 운영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 건물, 쇼핑몰이나 호텔 등 상업 시설, 공공청사나 문화시설 등 모든 건축물은 에너지 공급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거대 건축물일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대규모 쇼핑몰이 포함된 초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에는 거대한 에너지의 공급이 필수이다.

건물에는 냉난방, 조명, 각종 전자기기, 각종 설비 등에 필수이고 이를 위해 전력과 가스 등이 공급된다. 그만큼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자료에 의하면 지구상에 건축물들이 지구 에너지 40%를 소비하고 온실가스 33%를 배출한다. 건축물이 ‘에너지를 먹는 하마’이고 ‘기후위기의 주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가 약속한 ‘2050 탄소중립’도 건축물의 온실가스 감축 없이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각종 건축물의 온실가스 감축을 어떻게 할 것이지 세계 각국이 고심하고 있다.

각국의 2050 탄소중립, 2030년 40~50% 감축의 세부 항목에는 건축물의 감축목표도 포함되어 있다. 저탄소 녹색건축, 탄소중립 건축 혹은 에너지 제로 건축,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RE100 건축 등 형태로 반영되어 있다.

이들 건축 기법은 건물에 화석에너지 대신 재생에너지 공급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 자연에너지 적극 활용, 지구 자원의 재활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도 탄소중립을 약속한 만큼, 각종 건축물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필수적이다.

지방정부인 광주시도 마찬가지다. 광주시 자료에 의하면 도시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부분이 건축물이다. 건축물 배출이 40%가 넘고 교통 분야가 30% 이상이다.

향후 광주시의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의 성패는 도시 건축물과 교통 분야 감축을 어떻게 하는냐에 달려 있다.

건축허가가 난 초대형 쇼핑몰 ‘더 현대’가 탄소중립 혹은 탄소제로 건축물로 지어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건축허가 세부 항목에 에너지 이용이나 재생에너지 도입 혹은 온실가스 배출량 예측 등의 자료도 미확인 상태다. 시 당국에 2045 탄소중립에 부응하는 대형건축물 규정이 있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해외 24개국에 1만5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 월마트의 경우 이미 2015년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월마트는 에너지 수요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운영 중이고 2035년 100% 재생에너지, 즉 RE100을 달성할 예정이다. 더 현대도 그렇게 혹은 유사하게 갈 수 없을까.

광주시 탄소중립에 합당한 도시계획과 건축 정책이 있어야 한다. 월마트와 같은 RE100을 구현하는 건축물, 탄소중립 건축물을 장려하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이미 지어진 건축물의 탄소 제로화는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등 난관이 많다. 그러나 신축하는 건축물의 탈탄소화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최신 기술을 도입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더 현대를 포함 거대 건축 프로젝트가 ‘기후비상사태와 종의 멸종, 에너지 위기와 자원 낭비’ 시대를 화답하는 도시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탄생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