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 깃든 민족의 정체성…'솔향전' 강진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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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소나무에 깃든 민족의 정체성…'솔향전' 강진서 개최
서양화가 김선종 초대전
8월2일부터 강진아트홀
  • 입력 : 2025. 07.31(목) 15:20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김선종 작 ‘뒷산에 오르면’.
바쁜 일상에서 소나무 숲길을 거닐 듯 작품을 감상하며, 위로와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전라남도 강진에 꾸며진다.

서양화가 김선종 작가의 초대전 ‘솔향전’이 오는 8월2일부터 17일까지 강진아트홀에서 열린다.

‘솔향전’은 김 작가가 20여 년간 천착해 온 민족적 정체성과 자연에 대한 예술적 탐구를 집대성한 전시다. 전시 현장은 한국인의 삶과 정신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중심으로 한 회화 작품들로 꾸며진다. 특히 변화와 속도에 밀려 잊혀가는 한국적 정서를 회화로 되살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작가는 수십 년간 실험을 통해 물감을 여러 겹 두텁게 쌓아 올리는 ‘마티에르(matiere)’ 기법을 구축해 왔다. 이를 통해 회화이면서도 부조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입체감을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배꽃, 개나리, 민속춤 등 사라져가는 전통적 풍경과 이미지를 담아낸 작품들은 시간의 흐름과 서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특히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소나무’는 작가가 민족의 삶과 정신을 상징하는 핵심 요소로 삼아 깊이 있는 시선을 투영한다. 김 작가는 “도시화 이전, 우리 민족은 평생을 소나무와 함께 살아갔다”고 설명하며, 자연과의 관계, 전통에 대한 기억을 화폭에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도 김 작가는 장면의 가장 어두운 부분부터 색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빛을 향한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소나무의 뒤틀린 곡선과 거친 질감은 붓과 나이프를 통해 마치 조각처럼 구현돼 회화의 평면성을 넘어서는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편 김 작가는 2020년에도 소나무 연작을 주제로 개인전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무산된 바 있다. 그는 “그 시간을 오히려 예술적 몰입의 계기로 삼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의 축적된 작업과 성찰을 대중에게 선보이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휴관일 없이 강진아트홀 내 화랑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