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42-2> "2년 전처럼 살 수 있을까?" 자영업자 기대 속 불안감

“코로나 이후 매순간이 마이너스”
영업장에만 방역 책임 전가 우려
“지원제외업종 사각지대 없애야”
임대료 지원·공과금 감면 요구도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상가 일대에 한 집 걸러 임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상가 일대에 한 집 걸러 임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위드 코로나요? 제발 좀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은 있죠. 근데 잘 안되면 또 저희부터 옭아매지 않을까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광주 서구 쌍촌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윤일한(43)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폐업을 고민하며 지난 2년을 버텨왔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그동안 아이들 학원도 모두 끊고 옷 한 벌 사본 적 없는 것 같다. 하루에 다섯 테이블도 채 들어오지 않는 날도 수두룩했고 한 달 수입이 코로나 이전 5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일 때도 있었다"며 "임대료에 전기·수도 등 공과금, 기본적으로 준비할 고기나 식자재들을 들여오면 매순간이 마이너스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밤 12시까지 영업하게 됐고 다음 달이면 위드 코로나라고 더 나아질 거라고 하지만, 사실 크게 기대가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방역조치 풀어서 또 확진자 많아지면 바로 막히겠지 하는 생각이 크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조금만 상황이 나빠지면 영업제한부터 시작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정부가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기대감을 표출하면서도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몬에서 자영업자 323명을 대상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 기대감'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6.7%가 '위드 코로나 전환을 기대한다'고 응답했으며 기대 이유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항목은 '매출 회복'(76.4%)이었다.

기대감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은 '재확산·감염 불안감을 떨칠 수 없어서', '매출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방역 조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 등을 이유로 꼽았다.

남구 백운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신모(40)씨는 "일상 회복, 정말 꿈만 같은 말이다"면서도 "그런데 위드 코로나 이후에 오히려 확진자가 더 급증해서 상황이 나빠질까봐 걱정도 된다. 특히 저희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거쳐갈 경우 모든 책임을 저희에게 물을까봐 겁이 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도입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반기는 모습이었지만, 규제 완화 이후 업장 방역 지침에 따른 책임 유무나 손실보장 등에 대해서는 보다 탄탄한 보호 조치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동구 금남로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양장승씨는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나홀로 사장님'이다. 코로나19 이후 고용원 없이 혼자 상점을 운영하기 시작해 병원 진료 등 부득이한 날에는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고용 통계에 따르면 전체 취업 인구 중 자영업자 비율은 19.9%로 조사 이례 처음으로 20% 선을 하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도 역대 최장인 34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며 '나홀로 사장님'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양씨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다고 해도 그동안 손실금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지 모르겠다"며 "코로나 이후에 매출은 반토막이 났는데, 저희 상가건물의 경우 지난해 임대료가 10% 올랐다. 올해도 곧 12월이면 임대료 조정을 해야하는데 또 5% 올려달라고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피해를 보는건 자영업자들인데 너무 형평성에 맞지 않다. 건물주와도 인정에 호소할 단계는 진즉에 지났고 이제는 정부에서 임대료 절충안을 마련해 준다던지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윤미화씨는 "지난번 5차 희망회복자금에서 온라인 화환이나 대규모 도매업체 매출이 높다는 이유로 소매업까지 묶여 동네 꽃집도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돌잔치에 졸업식, 장례식 모든게 축소되면서 정말 큰 타격을 입었는데 어떻게 이런 기준이 적용됐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위드 코로나 체제를 위해 정부에서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출범하고 전환에 필요한 주요 방안과 실천 로드맵을 구성하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 복구와 업종별 보다 세심한 지원 대책에 대한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경채 광주소상공인연합회장은 "그동안 재난지원금 등이 지급됐었지만, 세탁, 이용, 미용실 등 사업자 없이 영업한 사람들은 노점상도 일괄 지급받은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사각지대 없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재난지원금이 들어와도 대부분 전기, 수도 등 밀린 공과금으로 모두 나간다. 손에 남는 것이라고 없다"며 "광주 전체를 보면 매출이 4000만원도 채 안되는 업체가 40% 넘는다. 이렇게 8000만원 이하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는 공과금 감면 등 정확한 혜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실질적으로 임대 팻말을 걸고 장사를 하지 않는 업장이 수두룩 하지만 폐업 신고조차도 못한다. 폐업 신고를 하면 당장 대출금부터 갚아야 하는데 그럴만한 여력이 없는 것이다"며 "더 이상은 버틸 힘이 없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