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시민도 지자체도 안전의식 없었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이태원 참사> "시민도 지자체도 안전의식 없었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일상에서도 압사 사고 위험은 항상 존재||안전불감증 개선과 선제 행정으로 대비
  • 입력 : 2022. 10.30(일) 17:45
  • 김혜인 기자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
이태원 참사와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면서 안전의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골목 삼거리에서 수백여 명의 시민들이 쓰러지면서 153명이 숨지고 10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과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고 있으나 당시 목격자의 증언과 부상자 및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경사진 좁은 골목으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연쇄적으로 시민들이 쓰러진 압사 사고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건축 및 재난 안전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면서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압사사고의 위험성은 존재하는데, 경각심이 전무했던 안전의식의 실태"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예컨대 지하철 9호선 같은 경우도 항상 출퇴근 시간에 이른바 지옥철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며 압박이 가해진다. 다만 지하철 특성상 몇 분마다 한번씩 사람이 오르고 내리다 보니 여유공간이 생기는, 방재 용어로 Redundancy(여백, 여유)라고 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위험성은 작아지지만 사망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뿐 언제나 압사사고의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어 "시민들의 안전불감증도 만연한 것은 사실이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재난을 대비하는 선제 행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며 "핼러윈 기간 때마다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했지만 '몇 년 동안 큰 사건·사고가 없었으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에 제대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지자체의 잘못이 크다. 가령, 차량 통제는 어떻게 하고, 인원 수나 도보 방향을 제한할지, 응급상황 발생 시 구조차량이나 경찰의 투입은 원활한지, 사고 발생 시 유관기관과는 어떻게 협업해서 대응해나갈지 등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해도 대비했어야 했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송 교수는 '선제 행정'을 강조하며 전국의 지자체의 안전 책임을 당부했다. 송 교수는 "외국의 경우 재난이 조금이라도 우려되면 축제를 연기시키거나 취소시키는 등 안전을 도모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안전의식이 부족한 상태다. 재난은 깨진 유리잔처럼 발생하면 복구할 수 없다. 때문에 선재 행정이 가장 중요하다.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차원에서도 재난에 대한 현행법과 매뉴얼을 얼마나 숙지하고 이행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인 기자 kh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