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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르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커다란 벌레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카프카의 ‘변신’은 이렇게 시작된다. 처음에 가족들은 그레고르의 갑작스러운 변신을 보며 당황스러워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당혹감의 정체는 또렷해진다. 그것은 바로 그레고르가 ‘더 이상 돈을 벌어올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의 진짜 공포는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했다는 사실보다 가족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 있다. 생각해 보면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한 직후에도 ‘벌레’는 아니었다. 여동생 그레테는 자신의 오빠를 위해 ...
2025.06.22 15:071990년대 중반, 문화사학자 유홍준 교수는 강진을 ‘남도답사1번지’라 명명했다. 이는 단순한 관광 브랜드가 아니라, 한국 근대문학과 예술, 불교와 유교, 그리고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학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땅이라는 역사적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강진은 유 교수가 직접 걷고 머물며 느낀 체험 위에 쌓인 고유한 문화적 브랜드이다. 그 상징성을 기리며, 강진군은 1996년 유홍준 교수를 ‘강진군 명예군민 1호’로 위촉했다. 이는 단순한 감사의 의미를 넘어, ‘남도답사1번지 강진’이라는 이름의 출발이 단지 행정의 브랜딩이 아니라,...
2025.06.19 18:06‘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오늘날, 전국 시도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전남이다. 그중에서도 고흥군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45.7%로 전국 최고의 초고령사회이다. 한때 24만명이 넘던 고흥군의 인구는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산업화에 따른 도시 인구 유출로 이제는 6만명대까지 감소했다. 인구의 유입과 정착은 고흥군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고흥군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주거문제 해결, 접근성 개선을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보고 이를 위해 최...
2025.06.19 17:50초여름이 되면 전국 각지의 하천변과 도로변이 노란 꽃으로 물든다. 관광객들은 이 화려한 꽃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지자체는 경관개선과 관광자원으로 이 꽃을 활용하며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 뒤에는 우리 지역 생태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금계국’으로 알고 있는 이 식물의 정체는 바로 ‘큰금계국(Coreopsis grandiflora)’이다. 진짜 금계국과 달리 큰금계국은 여러해살이 식물로, 꽃술 안쪽에 갈색 테두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북아메리카에서 건너온 이...
2025.06.19 17:34광주광역시교육청이 사립학교 신규교사 임용시험에서 필기시험 성적 반영 비율을 학교법인에 일임하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했다고 한다. 현재의 필기시험 성적 반영이 공정성을 담보하지도 못한 채 사학법인의 거부감만 키웠다는 게 광주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전체 법인이 위탁채용에 참여하는 대신 그나마 공정성을 담보했던 마지막 보루마저 포기한 교육당국의 결정이 안타깝다. 교원단체도 ‘공정성을 해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광주사학법인이사장협의회와 사립 신규교사 임용시험 제도 개선 협의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협의안에는 그동안 사립학교 신규교사의 시교육청 위탁채용에 거부감을 표시했던 일부 학교법인들도 위탁채용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내용도 포함됐다. 또 1차 필기시험 성적을 최종 성적 합산에 20% 반영하도록 했지만 이를 법인 자율로 정하도...
2025.06.19 17:26광주광역시 서구가 골목형 상점가 확대와 온누리상품권 활성화를 통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부터 서구는 소상공인들과 협력해 골목형 상점가 지정을 대폭 늘리며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확대한 결과, 침체됐던 지역 상권에 손님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별도 예산 부담이나 시스템 구축 없이 소비 진작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 수단이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대도시 기초 자치단체에서는 자체 지역화폐 발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서구는 현재까지 112곳의 골목형 상점가를 지정했으며, 이달 말까지 7곳이 추가 지정될 예정이다. 광주 전체 208곳 중 절반 이상이 서구에 몰려 있다는 점은 이 지역의 적극적인 노력과 성과를 반증한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확대는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를 개선하는 데도 효...
2025.06.19 17:26“밭에서 완두를 거두어 들이고 난 바로 그 이튿날부터 시작된 비가 며칠이고 계속해서 내렸다. 비는 분말처럼 뭉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쏟아져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칠흑의 밤을 온통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었다….” 1973년, 당시만 해도 거의 무명작가였던 윤흥길이 쓴 중편 소설 ‘장마’는 지루한 장마를 통해 남북분단의 비극을 극명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전쟁에서 전사한 아들을 둔 외할머니와, 빨치산 아들을 둔 친할머니의 기구한 운명. 그 속에서 장마는 불행한 전쟁의 상징...
2025.06.19 17:26이재명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끝내기 위한 상법개정 등 증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보다 빠르게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디지털 자산 기본법’을 발의 하면서 코인 정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법안은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규제 프레임을 구축하고 한국은행과는 별도로 민간에서 발행하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지위를 명확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민간 발행자의 자격을 준비금 5억원 이상인자로 낮춰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패를 넘어 급변하는 디지털 자산시장에 한국...
2025.06.19 11:05올해도 모내기 작업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모가 심어진 넓은 들판의 경치가 안정되고 평화로운 분위기이다. 농촌에서 가장 바쁜 시기는 바로 모내기 철이다. 예전에는 품앗이로 사람들이 모를 심었지만 요즘은 이양기로 심기 때문에 적기에 모내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모내기의 풍습도 그동안 많이 달라졌다. 사람들이 모를 심을 때는 모판을 만들고 모자리에서 모를 쪄 타래로 묶은 다음 지게로 날라서 논에 일정한 간격으로 흩어놓으면 못줄에 맞추어 사람들이 모를 심는 것이 오랜 전통이었다. 점심 전에는 새참이 있었고 오후에도 한 차례 새참이 있어...
2025.06.18 17:39광주광역시 북구가 오는 9월 자치구 최초로 발행 예정인 1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명칭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북구는 공모와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지역 캐릭터 ‘부끄’와 ‘머니’를 결합한 ‘부끄머니’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 명칭이 발표되자 “지역화폐가 부끄러운 돈이냐”, “쓰면서 부끄러워하라는 뜻이냐”는 조롱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명칭의 의도와는 달리 ‘부끄럽다’는 단어가 먼저 연상되면서, 지역화폐 본래 취지와 이미지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화폐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 자긍심을 높이고 사용을 자연스럽게 독려할 수 있는 명칭과 디자인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부끄머니’라는 명칭은 공감과 설득력을 얻는 데 실패하고 있다. 주민들은 “처음 들었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 “지역화폐라는 좋은 정책...
2025.06.18 17:39전남도의회가 18일 해양수산 관련 주요 공공기관의 전남 이전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의결했다. 수산업의 거점인 전남에 종합적인 수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지방 분권과 현장 맞춤형 정책의 핵심 과제라는 점에서 당연하다. 지속가능한 국가 수산업의 미래를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 전남은 전국 최대 수산물 생산지이면서 어촌·어항·갯벌 등 수산관련 산업 생태계의 핵심 지역이다. 당장 전남은 6873㎞에 이르는 해안선이 전국의 44%를 차지하고, 2165개에 이르는 섬은 전국의 64%에 이른다. 수산물 생산량 또한 186만톤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협중앙회, 한국어촌어항공단, 해양환경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등 수산 관련 공공기관이 서울에 위치해 행정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개발이나 관리는 물론이고 관련 연구에서도 현장 밀...
2025.06.18 17:36“민주 한국이 돌아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국제사회에 던진 이 한마디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지난해 12월3일 헌정질서를 뒤흔든 불법 계엄 시도는 세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에 중대한 질문을 던졌다. 과연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인가, 위기를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는가.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한국은 그 해답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계엄을 해제한 국회, 헌법 절차에 따른 대통령 탄핵, 그리고 조기 대선을 통한 새로운 정부 수립. 어느 하나 무력 충돌이나 극단으로 흐르...
2025.06.18 13:24우리 삶에는 ‘적당함’이라는 미덕이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공자도 이를 경계했다. ‘논어’ 선진편에서 제자인 자공이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낫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답하며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는 말을 남겼다. 지나침은 부족함과 마찬가지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뜻이다. 결국 공자는 ‘적정한 선’을 지키는 것이 인간의 도리임을 강조한 셈이다. 현대 사회는 과열된 경쟁과 성과 중심 문화가 일상화된 시대다. 특히 경제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
2025.06.17 18:00해남군과 전남대학교가 17일 대한민국 농어촌수도 선도모델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기후 위기 시대, 해남군을 식량안보와 농·어업 혁신을 선도하는 전략적 허브로 만드는 것이 공동 목표다. 전국 최대의 농·어업 생산기지인 해남의 인프라와 전남대의 연구역량이 모아져 ‘대한민국 농어촌수도 선도모델’이 탄생되길 기대한다. 농·어촌과 대학의 생존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이번 협약은 단순한 지역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농·어촌 발전을 위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후 위기 시대 해남을 농·어업 혁신 거점으로 만들어,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상징적 사례라는 점도 연구와 현장을 결합시킨 지역 주도형 발전 전략이다. 식량 위기와 어업 자원 감소 등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자치단체와 대학간 거버넌스 구축은 기후 적응형 스마트 농업부터 친환경 어업, 탄소중립 ...
2025.06.17 17:05강위원 신임 전라남도 경제부지사가 17일 공식 취임했다. 전남도는 강 부지사를 두고 정책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추진력과 소통 능력이 뛰어나며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했다. 인공지능(AI), 에너지 고속도로, 국립 의과대학 설립 등 전남의 핵심 전략 과제를 국정과제로 반영하고 새 정부·국회와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라는 기대도 드러냈다. 강 부지사는 고향인 영광에서 복지공동체 ‘여민동락’을 설립해 1톤 트럭으로 생필품을 마을에 공급하며 지역 복지 모델을 만든 인물이다. 광주 1호 협동조합인 ‘더불어락 협동조합’을 만들어 노인 일자리를 창출했고,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재임 시에는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썼다. 특히 광주 1호 협동조합인 ‘더불어락 협동조합’은 노인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우수 복지 모델로 꼽혀 전국에서 벤치마킹이 잇...
2025.06.17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