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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고1대입'…학종 늘린 대학들, 정시확대 의지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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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고1대입'…학종 늘린 대학들, 정시확대 의지있나

게재 2019-04-30 16:46:22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정시 비중이 0.3%포인트만 늘어나면서 당장 수험생들에게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고1 학생들이다. 교육부 권고에 따라 1년 만에 정시비중을 늘려야 하고, 새로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체계도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30일 발표한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는 모집정원 77%를 수시, 23%는 정시로 선발하기로 했다.

정시모집은 0.3% 늘리는데 그쳤고,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 공론화 당시 교육부가 정시모집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도록 권고한 이후 교육부는 대학 입학처장들을 만나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대해 달라"고 제안했다. 수험생들이 쉽게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정시확대안이 연착륙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각 대학이 정시모집을 소폭 확대하는 결정을 하면서 2022학년도 정시모집에 맞춰 1년 안에 정시모집 인원을 평균 7%포인트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2022학년도 입시를 치를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처음으로 수능시험에서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 과목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큰 측면이 있다.

대학들이 잘 따른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혼란이 예상된다. 원칙적으로 대학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정부와 대학의 손발이 맞지 않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실제로 고려대는 2021학년도에 정시 대신 학생부교과전형을 30% 가까이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아직 여유 있다는 반응이다. 560억원 규모(올해 기준)의 국고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연계해 대입전형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만큼 내년에 발표할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정시 30% 이상 모집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고사업이 대입전형 간소화 방침을 반영하듯 매년 논술과 실기, 적성고사 위주 전형은 감소추세다. 2021학년도 논술전형은 2020학년도 대비 984명이 줄었다. 폐지 수순인 적성고사 위주 전형도 2020학년도 4789명에서 2021학년도 4485명으로 감소했다. 학생부 아니면 수능 위주 전형으로 확실히 나뉘는 모양새다.교육부 송근현 대입정책과장은 "정시모집 비중을 30% 이상 높이도록 권고한 연도는 2022학년도이기 때문에 대학들은 연착륙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늘릴 수도 있고, 일거에 올릴 수도 있다"면서 "고려대가 정부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이며, 2022학년도 개편안에는 공론화 취지에 따라 (정시 30% 이상)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1학년도 대입전형을 살펴보면 학종의 비중은 높아졌다. 불공정 시비가 불거지면서 폐지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여론은 부정적이지만, 대학들은 여전히 학종을 선호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대학교 입학처 관계자들은 수시모집시 학종을 통해 우수인재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들은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는 반면, 수능 점수로 입학한 학생들은 반수나 재수를 하는 등 중도이탈이 많다는 경험치가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입학사정관 제도가 도입된지 10년이 넘어가면서 대학에서 학종이 뿌리를 내린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대목이다.

전국 198개 대학 기준으로 선발 비율이 가장 높은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이다. 선발 비율이 42.3%에 달한다.

하지만 이투스 김병진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 소재 상위 15개 대학의 전형 중 가장 선발 비율이 높은 전형은 학종이다. 학종 선발 비율이 44%에 달하고 수능위주 전형이 29.5%, 학생부교과전형은 8.1%에 불과했다.

이에 교육부는 고려대처럼 학생충원에 어려움이 없는 다른 수도권 대학들이 2022년에 학생부교과전형을 30%로 늘리는 '꼼수'를 쓸 경우 추후 2023년도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참여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여자격요건을 제한하거나 권역별 쿼터, 지표별 배점으로 패널티를 주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정현 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경상대)은 "수도권 대학은 입학사정관 인력과 조직, 절차 등 체계를 갖춘 곳이 많아 학종을 유지할 수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은 곳이 많다"면서 "학종이 더 늘어나긴 어렵겠지만 수도권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대학들에 대해서는 "학생부교과전형과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 전형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국고사업과 상관없이 각자 학생을 모집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봤다.

한 수도권 사립대 입학처장은 "학종의 장점이 많기 때문에 줄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정시모집 중에서도 학생부나 실기 전형으로 모집하던 학생은 앞으로도 더 줄여서 30%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