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국가들 간 갈등과 분쟁을 통해 세계사를 통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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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국가들 간 갈등과 분쟁을 통해 세계사를 통찰하다
지역 패권 다툼, 종교 갈등, 이념 대립 , ||미중 무역전쟁 , 일본 -중러 전쟁 살펴||한일 경제전쟁 상황 시사점 제공
  • 입력 : 2019. 08.08(목) 09:00
  • 박상지 기자

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가 그러하듯, 우리에게 국제 정세를 읽어내는 힘은 무척 중요하다. 이번에 출간된 '라이벌 국가들의 세계사'는 과거의 대립이나 갈등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국가이거나 현재도 존재하는 국가로 한정해 라이벌을 선별해 그들의 갈등 구도를 일목요연하게 담아냈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청년학생단체 대표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 등 대학생 및 청년 단체 관계자들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얼굴 사진에 반일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라이벌 국가들의 세계사

도현신 | 시대의창 | 1만6800원

'라이벌'은 늘 존재한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숱한 경쟁자가 갈등과 분쟁을 일으켰다. 개인과 개인뿐 아니라 집단과 집단 사이에도 경쟁 구도가 작동한다. 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가 그러하듯, 우리에게 국제 정세를 읽어내는 힘은 무척 중요하다. 또한 북한-중국-미국을 둘러싼 역사적 과제도 우리에게 남아 있다.

이 책은 세계 역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라이벌 국가'들 사이의 갈등 구도를 일목요연하게 담아냈다. 중세에서 가장 최근에 이르기까지 이어져온 라이벌 국가들의 갈등 양상을 짚어, 세계사의 흐름이라는 큰 틀에서 이를 통찰하는 안목을 보여준다. 크게 '지역 패권 다툼, 종교 갈등, 이념 대립, 대륙과 해양 세력의 대결'로 나누어 각 범주에 해당하는 경쟁국들 사이의 분쟁 과정을 살피고 있다.

1장에서는 지역 패권 다툼의 대표적 라이벌들을 수록했다. 영국 대 프랑스, 러시아 대 독일, 영국 대 미국이다. 먼저, 서유럽의 패권을 둘러싼 라이벌 간 갈등을 소개한다. 동유럽의 패권을 두고 벌이는 각축전을 다음으로 다룬다. 영국과 미국의 갈등을 이 장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 두 국가의 패권 경쟁은 서구 지역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함이다. 미국독립전쟁으로 처음 맞붙은 영국과 미국은, 미국 독립 이후 영미전쟁, 국경분쟁, 제1차 세계대전, 전쟁계획 레드 등으로 갈등을 불씨를 살려왔다. 사실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전 세계 패권을 미국이 차지한 듯하지만, 미국을 낳은 영국의 야욕은 과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칭답게 꺼질 줄 모른다.

2장에서는 종교 갈등이 낳은 라이벌 국가들의 대결을 수록했다. 세계 곳곳에서는 종교 갈등이 낳은 전쟁이 끝없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힌두교와 이슬람의 갈등으로 나라가 갈리게 된, 인도와 파키스탄의 역사를 살펴본다. 종교 갈등에서 두 번째로 소개하는 라이벌은 수단과 남수단이다. 영국의 식민지를 겪으면서 갈등과 분열의 싹을 키운 수단은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갈등이 커진 끝에 결국 내전으로 치닫고 만다. 결국 남수단이 분리 독립하게 되지만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3장에서는 이념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는 라이벌 국가들을 소개한다. 이념 갈등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는 익숙하기만 하다. 당연히 첫 번째 라이벌은 남한과 북한을 다루었다. 남과 북은 6.25전쟁을 통해 결국 분단돼 각자의 이념 체제 속에서 상호 대립하며 살고 있다.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아웅산테러사건,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 등 적대 관계가 지속되었고, 북한의 노동 1호 미사일 발사와 뒤이은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한반도는 다시 위기감이 고조됐다. 다행스럽게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남북 정상 회담 등으로 관계가 극도로 개선됐다. 보수 정권을 지나오면서 악화되던 남북 관계가 최근 극적으로 방향을 선회했으나, 아직은 그 끝을 알 수 없다.

4장에서는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대결 양상을 살펴본다. 먼저 초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오랜 대결을 짚어본다. 미국이 일본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러일전쟁을 시작으로, 미국과 러시아는 무한 군사 경쟁을 하면서 전 세계의 공기를 그야말로 얼려버렸다. 두 번째로 소개하는 라이벌 국가는 중국과 일본이다. 중국은 그야말로 대륙 세력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일본 역시 해양 세력의 대표 국가다. 이 두 나라가 처음 맞붙은 때는 서기 663년에 벌어진 백촌강(백마강) 전투에서 였다. 이때 일본군은 나당연합군에 대패하고 만다. 원나라가 일본을 침공하면서 두 번째로 맞붙게 되나, 원나라의 일본 원정은 실패하고 만다. 이후 임진왜란, 청일전쟁, 중일전쟁으로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다. 특히 중일전쟁 때는 중국이 일본에 크게 휘둘리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초강대국 G2의 반열에 올랐다. 일본이 제아무리 발버둥 친다고 해도 지금의 중국을 감당할 수 있을까. 마지막 라이벌은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다. 이 두 국가의 대결 양상에 따라선, 서양의 종말이자 동양의 부흥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이다. 6.25전쟁으로 처음 맞붙은 두 나라는 수교를 하면서 평화로운 분위기로 지내는 듯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력이 급부상하자 미국은 뒤늦게 중국을 경계하고 억누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책은 세계사를 통찰하는 힘을 길러 불확실한 미래로 이어진 길을 내다보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