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지질공원을 가다(하 - 소관 단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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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중국 세계지질공원을 가다(하 - 소관 단하산)
남녀 상징 양원석. 음원석 핫플레이스 ||단하지형 특징 세계적 연구 중심지 ||전세계에서 발길…빈촌에서 부자농촌 도약
  • 입력 : 2020. 01.30(목) 15:10
  • 이용규 기자

 

사립암석의 퇴적층이 발달한 단하산은 바위 표면이 노을이 물든 듯한 붉은 색을 띠고 있어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장로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성채와 같은 붉은 색의 성모봉.

중국 광조우 소관시의 동북쪽에 위치한 단하산을 상징하는 색은 빨강이다. 단하산 암석들의 표면이 빨간 빛을 띠어서다. 붉은 색 바위들은 강렬한 자극을 주었다.

 붉은 사암의 봉우리가 모여 독특한 풍경을 담아내는 단하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가장 높은 파채 봉 정상 해발이 619m다. 중국에서 해발 1000m 이상 돼야 산으로서 명함을 내밀 수 있겠지만 단하산은 색다른 풍경으로 어필하고 있다.

 단하산에서 핫플레이스는 양원석과 음원석이다. 각각 바위 모양이 남녀를 상징하는 형태를 띠어 많은 호기심을 갖게 하는 대상이다. 산 주변에 크고 작은 불교 사찰들이 많아 경건한 분위기에 젓게 하면서도 양원석과 음원석은 묘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양원석은 양원석 풍경구에 음원석은 장로봉 풍경구에 자리잡고 있다. 거리상으로는 꽤 떨어져 있어 '가까운 사이'는 아닌 듯하다.

 케이블카로 장로봉 정상(해발 350m)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도 안됐다.

 전망대에서 마주한 성모봉은 직각으로 솟은 붉은 색의 성채와 같았다. 관광안내원으로 활동하는 지역주민 황란진씨는 "비우티플, 비우티플" 감탄사를 연발했다.

 단하산에서 최초로 관광구역으로 개발된 장로봉은 금암동굴분과 북송 당시 건축된 굴석암사를 품고 있다. 용암동굴의 용비늘석은 단하 4대 절경의 하나로 꼽힌다. 이 일대에는 크고 작은 석봉을 비롯해 돌성과 석주 등 600여개 기암괴석은 단하산의 품격을 높여주는 진귀한 보물이다.

 '장로봉에 오르지 않으면 단하산에 헛왔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실감했다. 장로봉 전망대에서 음원석을 보기 위해 쌍희대 부근으로 발길을 옮겼다. 수직으로 길게 뻗은 가파른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와 바위 틈새로 갈라진 길에서 왼쪽으로 가니 음원석 표지판이 반겼다. 이 표지판을 배경으로 바위 표면에 드러난 모양은 여성의 상징과 흡사했다. 높이 10m, 너비 4m, 동굴 길이 4.8m 규모인데, 세월의 풍상이 빚어낸 수려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단하산의 명물인 남녀를 상징하는 양원석(왼쪽)과 음원석.

 음원석이 들어선 바로 위 장로봉 동쪽 방향에는 단하산 일대를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는 수상 관광 포인트인 상룡호-와룡강 유람구가 있다. 15인승 유람선으로 50분 정도 걸리는 이 구간의 호수 주변에는 용각산, 용수영계곡, 구룡봉, 선거암, 무은암 등이 있다. 산과 절벽, 호수가 조화를 이룬 이 일대 풍경은 한폭의 멋진 그림을 연상시킬 정도로 관광객들을 매혹시켰다.

 장로봉 정반대에 우뚝선 양원석은 단하산에서 이목을 끄는 장소다. 남성을 상징하는 붉은 석조 기둥은 높이가 28m, 지름이 7m에 이를 만큼 우람한 규모여서 단하산 일대 어디에서든 눈에 띈다. 30만년전 돌담에서 분리돼 오늘날의 돌기둥을 형성하고 있는 양원석이 단하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양원석으로는 세계 최대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원석 주변은 대부분 90도 직각의 산세여서 매우 가파르고 위험하다.

 단하산 지질공원은 약 7000만년전 내륙분지에 형성된 거대한 단하지형이다. 광조우 소관시 동북쪽의 인화와 곡강 등 두 현의 인접지역 292㎢ 일대에 형성된 단하지형은 사립암석 퇴적층위에 발달한 경관을 가리킨다. 사립암석의 영향으로 노울이 물든 듯한 붉은 색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사암석은 세계적으로도 사암 지형에서 특별한 생김새로 '단하지모'로도 부른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으로 단하산은 중국을 비롯해 세계에 분포한 단하지형을 대표하는 과학연구기지이자 과학보급여행, 교육실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이하고 아름다운 암석들이 즐비한 단하산은 중국에서 저해발 산악형의 대표적 관광지로서 명성을 구가하며, 나부산, 정호산, 서초산과 함께 광동 4대 명산으로 통한다.

 단하산은 단하관광지, 소석관광지, 파채관광지, 비화수관광지, 선인적관광지, 금강과 정강장량으로 구성돼 있다. 장로봉 유람구역, 양원석 유람구역, 상룡호-와룡강 유람구는 이미 개발된 구역이다. 단하산에서 가장높은 파채봉(619m)은 개방 되지 않았다.

 단하산은 국가급관광명승지, 국가급자연보호구, 국가 AAAAA 여행구역이며, 2004년 유네스코 최초 세계지질공원, 2010년 중국현 6곳의 단하지형과 함께 '중국 단하'로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1980년대 지질 연구자 중심으로 알려진 단하산은 이후 장로봉 개방과 함께 본격적인 관광지로 외부에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단하산을 찾은 관광객은 300만명에 달한다. 입장료는 성인 1인당 100위안(한화 1만7000원)이다.

 단하산이 관광지로 개방되고 세계지질공원 등에 등재되면서 주민들의 생활 수준도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달라졌다. 과거 빈촌이었던 단하산 주변 지역이 관광지가 되면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일행이 단하산 취재 과정에서 목격한 관광단지내 업주들의 적극적 고객유치 활동 모습들도 개방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들이라는 것이 우리 일행을 안내해준 가이드 전용좌씨의 설명이다.

 마이동 단하산 관리위원회 과학과장은 "단하산 관광이 활발하게 되면서 지역민들의 소득도 향상 되고있다"며 "단하산 일대에 살고 있는 주민 4만여 명 중 800여명이 호텔, 민박 등 관광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했다.

 광동성 정부와 소관시는 영상과 인터넷 등을 통해 단하산 홍보에 주력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관광교육과 광동성 주변 학교 학생 40만명을 대상으로 지질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유람선으로 단하산 일대를 돌아보며 볼 수 있는 수상 관광코스인 금강유람구.

 광동성 정부에서는 중국 30개 대학에 지원금을 주면서 단하산 연구와 논문 발표에 집중하고 한달 평균 1만명에 달하는 전국 학생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과 닿아있다.

 단하산 지질공원센터내 1층에는 단하산의 지질, 동식물, 문화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홍보 교육관이 마련돼 있어 탐방객들의 정보 획득에 도움을 주고 있다.

 소관시는 단하산 개방지역이 전체 면적의 10%밖에 되지 않아 미개방지는 드론으로 촬영해 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전역 여행사를 대상으로 단하산 관광 프로그램 안내, 한국어 책자 발행 등 관광객 유치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난한 농촌에서 부자 농촌으로 새롭게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중심에는 세계지질공원 단하산이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광동성 북부에 위치한 단하산에는 장로봉 풍경구, 상용호 유람구, 금강 유람구, 양원산 풍경구 총 4개의 풍경구가 있다. 그 중 장로봉 풍경구는 하층부의 금석암을 중심으로 조성되어있으며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 후 산의 비경을 감상할수 있는 곳이다. 나건호 기자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