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대신 막말 시위' 보수 유튜버들 또 광주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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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대신 막말 시위' 보수 유튜버들 또 광주 모독
"마녀사냥 당해" 적반하장… 유공자 명단 물고 늘어져||김 전 대통령 등 모욕, 시민 충돌 야기… 형사고발 운운
  • 입력 : 2020. 05.06(수) 17:50
  • 양가람 기자
자유연대·공익지킴이센터·GZSS 대표 등이 6일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5·18기념재단으로 이동 중에 5월 단체 회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나건호 기자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광주 금남로서 대규모 폄훼 집회를 계획했던 보수단체·유튜버가 광주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에 반발해 광주를 찾아 '모독 행위'를 일삼았다.

김상진, 안정권, 왕자, 시둥이 등 보수 유튜버 4명과 촬영 스태프 등 10여 명은 6일 오전 전남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장, 5·18단체, 광주언론인들은 광주시민과 국민들이 요구하는 5·18유공자 명단과 공적조서 공개요구를 짓밟지 마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애초 계획은 최대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본보 사옥, 광주시청, 5·18기념재단을 차례로 돌며 유공자 명단과 공적 조서 공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4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내달 3일까지 광주지역 모든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함에 따라 자칭 '기자회견'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행동을 이어갔다.

특히 이들은 본보가 지난달 28일 보도한 '5·18폄훼 앞장 자칭 광주·전남 출신 보수 유튜버들'이라는 기사에 항의하면서 '모두 발언', '입장 표명'이라는 명목으로 두서 없는 억지 주장과 욕설·비방을 자행했다.

안씨는 본보가 자신들에게 '극우'라는 프레임을 씌워 마녀사냥을 주도했다고 주장하며 관계자 사퇴를 요구하는가 하면 해당 기자를 '자폐아'라고 비난하는 등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이용섭 시장의 행정명령을 월권이라고 주장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모욕했으며 '노란 팬티' 등의 발언으로 세월호 참사까지 깎아내렸다.

이어 뚜렷한 근거도 없이 "5·18 유공자 중에 가짜 유공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현행법상 공개가 불가능한 유공자 명단과 공적 조서 공개를 요구했다. 공공기관 정보공개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유공자 명단은 비공개 대상이며, 법원에서도 명단 공개는 사생활 침해라며 비공개가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왕자와 시둥이는 자신들이 광주 출신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며 이미 '오일팔[5.18]TV'에 업로드 된 반박 영상에서 논파당한 5·18 음모론을 재차 읊거나 김씨·안씨의 발언을 후창하는데 그쳤다.

30여 분간 지속된 이들의 욕설과 고성으로 인해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며 항의했다. 인근 어르신과 학원 관계자 등이 찾아와 소음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이들은 오히려 "얼마나 시끄럽다고 그라요", "우리가 집회할 때만 와서 저 난리"라며 맞받아쳤다.

오후에는 광주시청 앞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용섭 시장은 집회결사 자유를 짓밟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훼손 행동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 이 시장의 행정명령 조치를 월권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시청에서 기념재단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오월단체 회원들을 비롯한 시민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오월 3단체 등 회원들은 보수 유튜버가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시청과 재단 사이 사거리에서 이들을 맞아 "5·18을 모욕하지 말라"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안씨는 차량 위에 올라가 "유공자 명단을 까면 될 것 아니냐"고 되레 언성을 높이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30여 분간 이어진 대치 상황은 보수 유튜버 차량이 재단 반대 편으로 방향을 바꾸고 나서야 진정됐다. 서부경찰이 동원한 100여 명의 인력이 현장을 통제해 큰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오월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기념행사마저 취소되는 마당에 5·18을 폄훼하는 무리들이 광주를 제 집 드나들듯하고 있다"며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집단행동을 강행하는 이들에게 제재를 가해야 한다. 5·18을 함부로 음해하지 못하도록 처벌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7일 대검찰청을 찾아 이 시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