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람들 : 박수자 (57) 5·18 부상자 (10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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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 박수자 (57) 5·18 부상자 (104/1000)
  • 입력 : 2020. 05.31(일) 15:25
  • 조진용 기자

"제 몸에는 아직도 40여년전 그날의 총알이 남아 있습니다. 80년 5월, 당시 19살이던 저는 헬기 사격으로 인해 금남로 거리에서 총을 맞았습니다. 배를 관통해 대장, 다리 신경, 자궁(나팔관)을 수술했습니다. 자궁을 수술했기 때문에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은 저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자궁 일부만을 수술했기 때문에 아이를 가질수 있었습니다.

피해자에게 물질적인 보상을 해준 것 만으로 모든 것이 치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기억)만큼은 어떤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매년 5월이 오면 저는 정신적으로 힘듭니다.

또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를 피해 도망 다니고 숨는 생활을 해서 아직도 도심의 소음과 조명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문을 잠글 때 발생하는 소리에도 이따금씩 놀라기도 합니다. 5·18 민주화운동 때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을 붙잡아 어두운 조사실을 들어갈 때면 항상 들었던 것이 두꺼운 철문을 잠그는 소리였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됐지만 5·18 직후 까지만 해도 '빨갱이, 불순분자, 간첩' 이라며 형사들을 붙여 일상생활을 미행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광주란 '민주주의 도시 인권의 도시' 리고 생각합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 비하 발언을 그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발포명령자를 찾아 처벌과 함께 전두환씨의 추징금을 환수해야 합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