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작 '걷는여자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
박 작가는 런 웨이를 걷는 모델들에서 작업의 모티브를 얻었다. 조각과 그림에 강열한 채색을 입혀 모두가 욕망하고 있는 현재의 허위들을 보다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품들은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욕망의 허위의식이 아닌 스스로의 삶의 표정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곧게 살아가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박 작가의 작품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재료이다. 금속, 나무, 돌 등 전통적인 재료 대신 박 작가는 작업의 재료로 '스티로폼'을 사용하고 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처럼 양산되고 부풀려지는 스티로폼의 특성은 현대인이 가진 허위의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 재료의 가벼운 무게는 중량감 없이 '드라이'한 런웨이의 삶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한편 박기태 작가의 '걷는 여자들'전이 열리고 있는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언덕에 위치한 숲속의 미술관이다. 1950년대에 건축돼 1998년까지 선교사들이 사용했던 이 적벽돌 건물들은 아트주에서 내부를 리모델링해 레지던시 창작 공간, 게스트하우스,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야외 공공미술 작품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 작은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인 곳이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