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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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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 1년

박간재 경제부장

게재 2020-06-29 14:10:02
박간재 경제부장
박간재 경제부장

 10여년 전이다. 일본땅을 처음 밟았다. 도쿄와 오사카, 시모노세키에 머물며 나름 일본문화를 체험했다. 도쿄 한복판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지자 일제히 쏟아져 나오는 수 천명의 인파에 놀랐고 도로나 골목은 물론 바닷가에 쓰레기 한조각, 스티로폼 부유물 한덩이 없는 모습에 놀랐다. 저녁식사를 하며 곁들인 아사히, 기린 맥주·생맥주 맛에 또한번 놀랐다. 국내 맥주에 길들여진 터라 색다른 맛에 충격이 컸다. 국내 맥주에서 느낄 수없던 청량감과 짜릿한 목넘김의 쾌감은 신세계에 온듯 했다.

 그랬던 일본 맥주가 국내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어디 맥주 뿐인가. 의류, 자동차, 여행상품 등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오는 7월이면 아베 신조 일본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재료를 무기화 하면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1년째를 맞는다.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하자 전국민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한 것.

 일본이 받고 있는 타격은 소비재 분야다. 한 때 편의점 '4캔=1만원' 맥주를 휩쓸었던 일본산 맥주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를 국내 맥주, 특히 수제맥주가 차지하기 시작했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산 자동차 역시 판매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노노 재팬' 때문만은 아니지만, 일본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전국민이 습관처럼 일본제품을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산 소비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2% 줄어든 2억 4792만 6000달러(약 2970억원)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율은 지난 1월 -35.9%에서 2월 -14.9%로 줄었다가 3월 -17.7%로 늘었고 다시 -30%대를 넘어섰다. 일본행 하늘길과 뱃길 이용객 역시 크게 줄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완전히 끊기다시피 했다.

 정부가 일본에 급소를 맞았지만 1년간 국산화·다변화를 꾀했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기업들은 소재·부품·장비 공급처 다변화와 국산화 등을 발빠르게 추진하며 피해를 줄였고 정부도 예산, 세제 등 각종 지원책을 내놓으며 정면돌파로 승부를 뒤집었다. 전화위복이다. 수출규제 1년. 석달이면 잊혀질거라던 비아냥이 보기좋게 빗나갔음이 입증됐지 않는가. 박간재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