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재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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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어린이재활병원
  • 입력 : 2020. 07.02(목) 18:00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사진
광주·전남 어린이들은 다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한다. 만약 큰 부상을 입게될 경우 전문적으로 재활 치료를 받을 만한 병원이 지역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런 병원이 새로 생길 가능성도 희박하다.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정부 공모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열악한 지자체 재정 사정으로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여서다.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2020년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사업 공모가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됐으나 시도에서는 응모하지 못했다. 막대한 건립비 및 운영비 부담 때문이다.이 사업은 국비·지방비 부담이 5대5로 권역별 사업비는 국비 78억원을 포함해 156억 원 규모다. 하지만 공모 사업에 선정된 대전권이나 경남권의 경우 실제 병원 건립비 규모가 300억여 원에 달해 정부 지원 78억 원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나머지를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광주 전남지자체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주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 실례가 방증해준다. 2016년 4월 개원한 푸르메재단 넥슨 어린이재활병원이 그 모델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둥지를 튼 이 병원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어린이 전문재활병원이다. 이 병원이 세워지는데에는 1만여 명의 시민과 500여 개 기업의 기부, 정부와 마포구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병원도 건립비와 초기 운영비로 440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체 넥슨이 이중 200억원을 후원했고 게임 유저들도 기부에 동참했다.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 탄생에는 비영리 법인 푸르메재단의 백경학 상임이사가 중심에 있었다.그는 자신의 아내가 1998년 영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독일병원에서 1년반 동안 재활치료를 받은 경험을 살려 후천적으로 장애를 겪게 된 사람이 전문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국내 병원을 건립키로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는 8년간 소송끝에 받은 피해보상금 10억원을 푸르메재단에 기부해 재활병원 건립의 종잣돈이 됐고 마포구에 어린이재활병원건립공동사업을 제안해 부지를 제공받았다. 이처럼 열악한 국내 여건과 수많은 참여주체의 공동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에 이 병원은 '기적의 병원'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이 푸르메재단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성공 모델이 되어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됐고 정부 장애인 정책종합계획에도 반영돼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공모 사업으로 추진됐다. 백 상임이사는 전남일보가 2015년 우리사회가 새롭게 바뀌기를 갈망하면서 진행한 연중 공공캠페인 '공 프로젝트' 에서 6월 노블레스 오블리주 주제를 다룰 때 소개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 유럽 선진국처럼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받아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는 그런 병원 하나쯤은 있어야 된다고 시작한 일로 서울 병원이 성공모델이 되어 광주에도 어린이재활병원이 건립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대폭 늘지 않고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어린이가 희망'이라고 어른(정부와 지자체)들은 말하지만 장애 어린이가 재활서비스를 통해 사회로 나아가는데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어주고 그들 가족의 고통을 덜어주는 전문 병원 건립에 소극적이라는 점에서 낯이 후끈거릴 뿐이다.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