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 오닐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쟁고아 시설인 광주 양림동의 충현원을 찾아 둘러보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충현영아원은 순천여중 음악교사였던 성악가 남편을 여순사건으로 잃고 27세에 홀로 된 박순이 선생이 미국 선교사들의 후원을 받아 1950년 설립해 젖먹이 전쟁고아들을 거둔 곳이다. 박순이 초대 원장은 1995년 세상을 떠났다. 용재 오닐은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시설을 둘러보고 당시 전쟁고아로 80대에 이른 한국인들과도 만나 소통한다. 그는 충현원에서 비올라로 한국 동요 '섬집 아이'를 잔잔하게 연주했다.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설립자 박순이 선생의 며느리로 현재 충현원을 운영하는 유혜량 원장은 전쟁고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한국전쟁 당시 1000여 명의 전쟁고아를 구한 '한국 전쟁고아의 아버지' 러셀 블레이즈델 대령의 동상을 충현원 뜰에 세우기도 했다. 충현원은 한국 전쟁고아 관련 사진과 자료 8387점을 보유하고 있다. 유 원장은 광주에 '한국 전쟁고아 역사 박물관'과 '해외 입양 한인 문화체험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꿈이다. 광주에 '한국 전쟁고아 역사 박물관'이 들어선다면 또 하나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보훈처가 관심을 갖고 있다니 광주시가 호응하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정전협정 67주년 특집 다큐 'D선상의 아리아'는 우리가 전쟁고아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이들을 위로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감동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박상수 주필 sspark@jnilbo.com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