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문재인정부 지역차별 없어, 지방정부도 실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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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김부겸 "문재인정부 지역차별 없어, 지방정부도 실력 키워야"
▶민주당 당 대표 후보에게 듣는다>기호 2번 김부겸 후보|| 인권위 광주 이전 등 지역별로 전략적 지원 필요 ||“당 뿌리 호남 없이는 당도, 정권재창출도 없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전라선 고속화 반영
  • 입력 : 2020. 08.02(일) 16:56
  • 서울=김선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2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5층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대표가 오는 29일 선출된다. 당 대표에 출마한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는 자신이 거대 여당을 책임질 적임자라며 뜨겁게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을 돌며 합동 연설중이다. 8일에는 광주·전남을 찾는다. 방문에 앞서 지역 주요현안 등에 대한 세 후보의 생각을 꼼꼼히 들어봤다.

김부겸 후보는 2일 문재인정부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예산·인사 등의 광주·전남 소외에 대한 질문에 역대 어느 정부보다 지역차별 없는 정부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 확보를 위한 광역 지자체별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부겸 후보는 "대구가 지역구였다. (소외 문제에 있어) 대구는 더 난리다. 예산도 안 주고, 인사에도 불이익을 주고, 숙원사업도 무시한다고 난리를 친다. 패싱론, 소외론, 홀대론이 거의 매일 지역신문에 나온다"며 "문재인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지역차별 없는 정부라는 확신을 갖고있다. 전국 지자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중앙부처가 행정안전부다. 장관으로 일할 때 확인한 거다. 표 안 줬다고 그거 기억해 뒀다가 물 먹이고 표 많이 줬다고 흥청망청 퍼주고 그런 것 안 하는 정부"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지, 부산 정부, 호남 정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광역 지자체의 실력이다. 어떤 지자체는 예산부속 서류를 보면 똑 소리가 난다. 예산을 안 줄 수가 없다. 그런데 어떤 지자체는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돈만 많이 달라고 한다. 어디에 예산이 더 가겠는가? 이젠 지방정부도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타 지역에 비해 낙후된 광주와 전남의 경우 공공기관 시즌2에서 지역별 균등 배분보다는 규모의 공공기관을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이에 대한 생각은?

△각 지역은 모두 그 지역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다. 비교우위가 있는 분야가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비교우위에 입각한 고도의 집약적,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의 전략산업 육성전략의 요체이다. 광주라면 누구나 인권을 떠올린다. 인권정책의 컨트롤타워는 인권위이다. 인권위가 광주로 이전하여 세계적 차원의 인권 보호, 연구 기능을 수행한다면 광주가 아시아 인권의 중심도시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에너지 분야, 정보통신, 문화예술, 농생명 등 관련 혁신산업 특화를 통해 광주·전남이 광역경제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

-'공공기관 시즌2'는 광주와 전남의 상생 차원에서 유치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광주와 전남도가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하는지?

△참여정부 시절, 한국전력이 나주에 유치된 것은 광주와 전남이 공동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광주·전남이 지역의 전략산업을 특화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광역 경제권을 실현하는 관점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 광주·전남이 공동 혁신도시로 지정됐던 것처럼 종합적이고 거시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중 13명이 초선이다. 이에 당내에서 중요 현안 또는 지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대표가 된다면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방안은 있는지?

△호남은 당의 뿌리이자 중심이다. 호남 없인 당도 없고 정권재창출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호남 정치의 복원'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도 잘 알고 있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수도권과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했지만, 정치적 요람은 '5·18 광주정신'이다. 오늘의 저도 우리 사회의 민주화도 광주·전남에 큰 빚을 지고 있다. 직접 챙기겠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순천 사람이다. 이낙연 의원은 영광이 고향이고 전남에서 4선 국회의원에 지사, 총리까지 지내셨다. 호남을 위해 충분히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 당 지도부에 최고위원도 나오실 거다. 만일 불균형이 생기면 호남 의원들께 지명직 최고위원 등 당의 요직을 맡겨 중요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당을 이끌어가는 정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5·18진상규명특별법과 여순사건특별법이 수년째 지지부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당 대표가 된다면 이에 대한 생각과 처리방안은?

△현실적인 제약이 있지만 당의 의지는 분명하다. 5·18 광주민중항쟁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 삶의 지표와 같다. 잘못된 현대사를 바로잡고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반드시 책임지고 처리하겠다. 여순사건 역시 지난 28일 소병철의원께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진상 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통해 유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법 통과에 최선을 다 하겠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는 어정쩡하게 타협하지 않겠다.

-내년 재보궐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보선 결과는 향후 대선과 지방선거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견해와 대비책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상황이 녹록치 않다. 특히 서울 민심이 급변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부산은 당의 험지라 쉽지 않은데다 혹여 서울까지 내준다면 향후 대선에 엄청난 적신호가 켜지는 건 분명하다. 민생경제 악화, 부산, 서울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한 낙마, 부동산대책, 검·경 갈등 등이 민심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원칙을 가지고 꿋꿋이 가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개혁이슈에 관해선 어설프게 말을 바꾸거나, 멈칫거리는 순간 더 어려워진다. 국민께 사과할 건 확실히 사죄드리고,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일이 필요하면 또박또박하겠다. 당 대표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 당 대표가 대권 때문에 이 눈치 저 눈치 보는 순간 대선도 물 건너간다. 참여정부 임기 말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외딴 섬에 갇혀버렸는지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 당 대표가 돼 불화살과 돌팔매를 맞겠다. 서울,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다면 당헌을 개정해서라도 준비하겠다. 당헌을 개정하게 된다면 국민께 설명 드리고 석고대죄를 하겠다. 전당원투표를 통해 당원들의 총의를 모으고, 후보 공천과정에서도 당원과 국민들의 대의가 반영되도록 하겠다.

-최근 들어 수도권 규제 완화가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 유턴해 수도권으로 향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도 지방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으로 유턴기업이 줄어들고 있고 수도권과 지역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해법이 있다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돼야 나라경제가 살아난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이대로 지속하는 한 둘 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세제, 금융부문에 있어 지역에 더 과감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등 세제혜택에서 수도권과 차이를 둬야한다. 정부에서 지난 6월22일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는데, 유턴기업들에게 현재 5년간 100% 감면, 이후 2년간은 50% 감면한다고 했다. 수도권은 복귀 시 3년간 100% 감면한다고 했다. 지역에 소득세와 법인세 100% 감면 기한을 10년으로 확대하는 등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2017년에 조세특례제한법(제104조의 24)이 개정돼, 수도권은 제외해 오던 세제지원을 수도권 중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은 세제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 법을 비수도권에만 해당하도록 개정해야 한다. 또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조성을 추진 중인 영암‧해남 기업도시가 지식기반형 기업도시인 원주, 충주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

-정부의 국가철도망 구축 정책에 따라 전국이 KTX로 2시간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수를 잇는 전라선만 아직도 3시간 대다. 전북 익산~여수 구간이 반쪽짜리 고속철도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뉴딜 사업에 전라선 고속화 사업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견해는?

△문재인 정부는 작년 '제5차 국토종합계획'을 통해 '전국 2시간 생활권'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전라선KTX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울에서 여수까지 3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국가균형발전을 중시하는 정부 철학에도 맞지 않고, 전국 2시간 생활권을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포부와도 배치된다. 전라선 고속화 사업은 반드시 추진돼야 하고, 책임지고 이뤄내겠다. 또 내년에 고시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전라선 고속화 사업이 반영되도록 하겠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