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류진창>'나무는 고요하고자 하여도 바람이 멈춰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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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류진창>'나무는 고요하고자 하여도 바람이 멈춰 주지 않는다
류진창 (주)와이드팜 상임고문 ·광주유학대학1학년
  • 입력 : 2020. 09.17(목) 14:29
  • 편집에디터
류진창 (주)와이드팜 상임고문
백세수란 단어가 이제 더 이상 생소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국민들의 생활이 경제적으로 윤택해 지면서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과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국민건강 정책등 의료기술의 획기적 발달에 힘입어 난치성 질환의 조기 발견과 높은 치료율에 그 기반이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하여 불치의 영역이 점진적으로 축소되면서 백세수를 누리는 시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노년의 소망은 단연 아름다운 고종명(考終命)이 될 것이다. 즉 죽을 복을 타고 나야 한다는 평범하게 회자되는 애기다. 또 한 이 세상을 잘 하직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위해 기도해야 된다는 신앙적 의미의 희망도 있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야 된다는 말로 함축된다. 노인당을 출입하는 사람중 70세의 중늙은이는 문 앞자리에서 잔심부름을 도맡아야 할 형편이라니 길어진 수명을 세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젊은 퇴직자를 위해 기관이나 기업에서 정년 연장을 현실화하고 있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하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젊은 정년 퇴직자를 사회에서 은퇴시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 아니겠는가? 그분들의 왕성한 건강과 충분한 능력 그리고 축척된 경험 등을 고려 할 때 더 일 할 수 있는 제도적 기회를 부여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집안에 노인이 없으면 돈을 빌려서라도 모셔야 된다는 그리스 속담이 있으니 이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돈을 주고 살수 없는 경륜의 지혜가 꼭 요구된다는 강조의 말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대별 평균 수명을 보면 오래전 삼국시대에는 평균 수명이 25세 였다. 그 후 조선말기에는 54세에 이르렀 으며 1970년대에는 75세를 기록 하다가 2013년대에는 81세를. 급기야 다가오는 2031년대에는 무려90세를 넘는 수명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청의 자료이니 그야말로 장수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장수에 따른 장병(長病)치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분주한 사회의 일상에서 긴 병환에 누워계신 부모님이 계신 집안은 병 수발 때문에 가정의 평화가 깨진다고 하니 장병(長病)에 효자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병든 부모님을 요양병원이라는 전문시설에 위탁하여 모시게 함으로서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좋은 제도가 있다. 그렇지만 평생을 같이 살아왔던 그리운 가족과 친지 친구 그리고 장롱 속에 아껴둔 옷가지 등 삼라의 만상을 떨쳐두고 다시 돌아온다는 기약이 없는 두렵고 외로운 황천의 어두운 길몫을 홀로 헤매야하는 부모님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면 불효의 처참한 마음에 통곡할 것이다. 중국의 춘추시대에 공자가 지나는 길에 대성통곡하는 이가 있어 종자를 시켜 슬피 우는 연유를 알아본즉 출세를 위해 부모님 돌보기를 소홀히 하다가 이제 출세하여 금의환향해 보니 어머님이 이미 돌아가시고 계시지 아니하여 어머님 묘소 앞에 죽음으로 불효를 씻고자 식음을 전폐하고 울고 있다는 것이다. 공자가 다다르니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여도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은 부모를 봉양코자 하여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子欲養而親不待)며 고어(皐魚)라는 사람은 애통의 몸부림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증자(曾子)의 제자가 효를 한마디로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하고 물으니 곧 부모님을 가까이서 마음 편하게 해 드리며 봉양하는 것이 으뜸의 효도라 하셨다. 우리도 눈앞에 보이는 것이 자식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있지만 그로벌 세계화 시대를 분주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 앞에 통속적인 효도는 물리적 공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 그를 불효라고 말하기에는 대단히 억울한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용이하고 편리하게 발달된 교통과 통신 수단이 얼마든지 있으니 틈틈이 찾아뵈며 때때로 전화를 드려고 안부를 살피셔 부모님께 외로운 백세시대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대의 효가 아닐까 싶다. 이는 자식에 대한 의지와 자랑이 전부가 되는 부모님께는 든든한 자식의 존재가치를 드리는 일이며 자식으로서는 의무이고 도리가 될 것이다. 효(孝)는 백행(百行)의 근본으로서 인간이 행해야 될 만고의 진리라 하였다. 나를 낳아주시고 있게 해시주신 하늘같은 부모의 은혜를 잊지 않는 마음가짐이 곧 효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부모님 또한 돌아가시는 날까지 자식의 짐이 되지 않도록 건강관리 잘 하여 애물의 백세시대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노부모의 자세라는 소박한 생각을 해본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