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18일만에 영업 재개… "숨통 트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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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PC방 18일만에 영업 재개… "숨통 트였지만"
영업금지서 ‘영업 허용’된 주말 ||“손님은 줄었어도… 그나마 다행”||미성년자 출입·음식 판매는 금지||오락실 내 노래방은 중단에 혼선도
  • 입력 : 2020. 09.13(일) 16:36
  • 김해나 기자

광주 북구 일곡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과 생활방역단원들이 10일 북구 관내의 한 PC방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 작업을 펼치고 있다. 광주시는 기존 집합 금지 대상인 PC방에 대해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출입 불가, 음식 판매와 섭취 금지 조건으로 집합 제한으로 완화시켰다. 나건호 기자

18일만이다. 세계적 대유행인 전염병 탓에 문을 꼭꼭 닫고 숨만 쉰 것이.

정부의 영업제한 방침에 광주지역 PC방, 오락실, 게임장들이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물론 여전히 적자의 그늘을 벗어날 순 없지만, 그나마 문이라도 연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는 반응이다.

하지만 오락실 내 노래방은 여전히 영업이 중단돼 혼선이 빚어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12일 오후 11시께 찾은 광주 서구의 한 PC방. 영업을 재개했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업금지 조치가 풀린 지난 10일 이후 첫 번째로 맞이하는 12일 주말 밤에 찾은 전남대학교 후문 PC방.

모처럼만에 문을 열어서인지 활기를 띠었지만, 과거 같은 기간에 비한다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영업 재개에 따른 거리두기 및 방역 지침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현재 지침에 따르면 PC방과 오락실 모두 방문명단 기록, 마스크 착용, 한 칸 띄어 앉기 등 핵심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또 매장 내에서 음식 판매와 섭취, 미성년자 출입은 여전히 금지된다. 당연히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PC방 직원 A(20)씨는 "제한으로 조치가 풀리자마자 10일 낮 12시에 영업을 재개했다"며 "2·3층에 매장이 있는데, 손님이 평균보다 절반 넘게 줄어 3층은 아예 문을 닫았다. 관리비가 더 든다"고 말했다.

서구에 있는 한 PC방 업주 B(46)씨도 "평소 같았다면 자리가 가득 차 대기 인원까지 있었다"며 "영업을 중단하면서 매출이 60% 이상 급감했다. 음식 판매량이 PC방 매출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음식 판매를 할 수 없어 아르바이트생도 2명을 줄였다. 영업을 해도 안 해도 문제다"고 말했다.

오락실은 영업 제한으로 조치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내부 동전노래방은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정확한 지침을 전달받지 못하고 동전노래방이 운영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오락실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락실의 경우 영업 제한으로 조치가 완화됐지만, 노래방은 영업 금지가 연장됨에 따라 오락실 내에 있는 동전노래방도 여전히 '영업 금지'에 해당한다. 하지만 해당 내용을 잘 전달받지 못하고 영업을 재개한 북구 한 오락실에서는 손님들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한 칸 띄어 앉기'를 준수해야 하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실제로 이날 밤에 찾은 광주 서구의 한 PC방의 경우 친구, 연인 단위로 PC방을 찾은 손님들은 편의상 바로 옆자리에 앉아 게임을 하기도 했다.

직원 C씨는 "띄어 앉기를 안내하고는 있지만, 게임하다가 자리를 옮기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업주들의 숨통은 조금이나 트였고 답답했던 시민들도 오랜만의 PC방 나들이에 즐거운 표정이었다.

김형기(26)씨는 "평소 PC방을 많이 이용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문을 닫아 힘들었다"며 "문을 연다는 소식에 게임을 하려고 달려 오기는 했지만 최대한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환(22)씨는 "평소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기 위해 주말엔 피시방 이용이 일상이였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PC방이 문을 닫아 주말에 심심함을 달랠 곳이 없었는데 다시 열려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불안하다는 시민도 있었다. 서구지역 PC방 인근 주민 이주희(49)씨는 "아이들이 PC방 가는 걸 즐기는데 PC방이 열어 걱정이 많다"며 "미성년자 출입 제한을 했다고는 하지만 누가 미성년자인지 한 명 한 명 따져볼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며 불만 섞인 걱정을 털어놨다.

조치가 완화됐다고 하더라도 매장 내에서 음식 판매와 섭취, 미성년자 출입은 여전히 금지된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