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고 조용한 곳이 그립다면 윤제림(회장 정은조·69)으로 갈 일이다. 보성 겸백면 주월산과 초암산 사이 337㏊에 조성된 숲정원이다. 보성IC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자 숲 향기가 물씬 풍긴다. 깊은 산속에 들어왔음을 단박에 느낄 수 있다. 국내 최초 상수리 시배지이기도 한 윤제림은 올해 전남도 민간정원 12호로 선정되는 기쁨도 맛봤다. 정회장과 윤제림에 얽힌 얘기를 들어봤다.
●음식·목공예 체험·산나물 재배 판매
음식과 목공예 체험은 물론 캠핑, 숙박, 패러글라이딩, 숲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는 종합 휴양지다. 숲에서 재배해 판매하는 산나물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2대째 60년을 가꾼 사유지로 산림복합문화센터로는 전국적 규모다.
정회장은 이 숲을 활용해 고로쇠 수액, 표고버섯, 산나물, 명이나물, 꾸찌뽕 등을 채취해 웰빙 건강식품으로 판매한다. 숲속에서 채취한 먹을거리를 통해 임산물 부가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다. 정 회장은 숲에 산나물과 임산물을 채취할 수 있는 체험단지를 만들고 임산물 체험교육관을 조성했다. 산나물 채취는 인근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며 농가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찾아간 날도 숲 관련 전문가들이 찾아와 연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충북대 산림치유학과 대학원생(지도교수 신원섭 전산림청장)등 20명이 윤제림을 찾아 답사 중이었다. 그들은 주월산 스토리 해설-모노레일을 타고 산림소득단지 둘러보기, 치유정원 성림원 조성 관련 해설을 듣고 있었다.
규모가 넓다보니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야외공연장, 숲속 캠핑장, 숲속의 집 등 숙박시설이 있다. 체험용 모노레일과 임도 등 둘레길, 휴양・치유 등 대단위 휴양시설이 조성돼 있어 전국에서 가족단위, 사회단체, 학생 등 예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주월산 정상(557m)에는 패러글라이딩장이 있어 차가 올라갈 수 있다. 올라가는 길 우거진 숲이 인상적이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다 화들짝 놀라 달아난다. 패러글라이딩 주차장 시설도 잘 갖춰져 동호인 중심으로 이용되고 있다. 정상에서는 보성 인근 너른평야와 멀리 남해바다까지 볼 수 있으며 백두대간 호남정맥 등산로가 지나고 있어 등산객 등 산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제림 고객지원센터 인근에는 주차장, 잔디광장, 교육관 등이 있으며 올해 개원한 치유정원 '성림원'과 카페 '아람다람', 어린이 놀이시설, 숲속야영장 등 다중이용시설이 울창한 숲속에 자리하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코로나19 이후 가족단위, 단체이용객들의 재방문율이 높은 힐링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선친 가업 이어받아 산림복합경영 펼쳐
윤제림은 1964년 정 회장의 선친(정상환·2005년 작고)이 울창한 산림부국의 꿈을 안고 조성해 온 조림지다. 윤제(允濟)는 부친의 호다. 정 회장은 1976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무역업을 하다가 선친의 뜻을 이어 받아 임업에 관광을 접목한 복합산림경영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선친이 조성한 숲과 임도 등 기반시설을 이용해 휴양・치유・교육・레포츠,임산물생산 등 대단위 산림복합경영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숲속 유치원과 도서관도 구상하고 있으며 숲에서 보고 즐기고, 지친 몸과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는 아이템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정회장은 현재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운영위원, (사)남북산림협력포럼 이사장, (사)숲속의 전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전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을 역임했다.
"윤제림은 단순히 나무만 심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휴양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지역공동체를 살리고 지역사회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산림의 휴양적 가치 증대를 위해 다양한 기반시설을 확대 조성해 후대에 영원히 남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