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 세계김치연구소 통폐합 능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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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광주 세계김치연구소 통폐합 능사인가  
정부 효율성 이유 폐지 거론
  • 입력 : 2020. 09.17(목) 16:57
  • 편집에디터

정부 출연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가 광주에 유치된지 8년만에 조직이 통폐합될 위기에 처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세계김치연구소와 전북 완주 소재 한국식품연구원의 통폐합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식품연구원은 과기부 산하 출연기관이고 세계김치연구소는 식품연구원의 부설 기관이다.

조직 개편 이유는 김치 연구의 필요성이 미미하고 연구 성과 또한 부족해 2013년과 2016년 기관 평가 결과 잇따라 '미흡' 판정을 받은 데다 발효 연구로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행정 효율성 역시 높여보자는 취지에서라고 한다. 2016년과 2017년 국정감사에서 '발효연구소로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온 것도 통합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조직의 효율성이 떨어져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과기부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통폐합 기준이 효율성이 전부여서는 안 된다. 조직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특히 그 조직이 지역의 이해와 발전과 관련된다면 더욱 그렇다. 2012년 10월 경기도 성남시에 있던 김치연구소는 광주시가 지역 김치산업 활성화를 위해 연구 인프라이자 거점으로서 유치했다. 시는 세계김치연구소 인근에 350억 원을 투입해 2010년 김치타운을 개관했고, 예산 210억 원을 들여 1994년부터 광주세계김치축제를 진행해 왔다. 또한 김치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남구 효천1지구에 2만1317㎡(6448평) 규모의 김치타운 2차 예정 부지도 매입한 상태다. 하지만 그 핵심 관련 기관이 통폐합된다면 이런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광주시는 김치연구소가 정부 출연기관이라는 이유로 팔장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김치연구소가 김치타운 기능과 연계해 독립적인 연구기관으로 존치하도록 정부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설득해야 한다. 정부도 국정과제의 하나인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산하 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를 바란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