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레드' 가정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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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코로나 레드' 가정이 위험하다
오랜시간 집콕…가족간 갈등으로 ||엄마가자 가격리 위반 딸 신고도 ||이혼율 증가 사회적 문제로 심화
  • 입력 : 2020. 09.23(수) 17:06
  • 박수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6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분노와 스트레스 증가로 '코로나 블루'(우울함)에 이어 '코로나 레드'(분노)도 확대되고 있다.

평범한 일상이 사라지고 직장과 학교, 취미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되자, 단기적인 우울감을 넘어서 '분노'와 '공포'로 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코로나19 기획 연구단)이 진행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설문에 따르면 지난달 '코로나19 뉴스와 정보에서 느낀 감정'을 조사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 8월 말엔 같은달 초와 비교할 때 '분노'와 '공포'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1위 '불안'과 2위 '분노'의 감정 순위는 동일했지만 '불안'이라고 답한 비율은 15.2% 줄었다. 반면 '분노'는 11.5%에서 25.3%로 2.2배, '공포'는 5.4%에서 15.2%로 2.81배 높아졌다.

문제는 이 같은 '분풀이'의 대상이 자가격리와 원격수업·재택근무 등에 따라 하루 종일 붙어 있는 '가족'에게 향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1차 유행 말기인 지난 4월에는 재택근무를 하던 30대 여성 회사원이 "집안일을 돕지 않는다"며 남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중학생 딸이 자가격리를 위반한 엄마를 경찰에 직접 신고한 사건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혼 건수는 8776건으로 전년(8680건)보다 1.1%(96건) 늘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경제적 갈등도 심해지면서 오히려 '코로나 이혼'(Covidivorce)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폭음, 도박 등 가족갈등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