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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8-1> 통한의 72년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규명 시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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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일주이슈 8-1> 통한의 72년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규명 시작돼야

제주4·3은 국가기념일로 지정
'여순'은 초보적 진상규명 없어
"국가 차원의 조사가 특별법"
20년 전부터 번번히 무산 돼
"달라진 분위기…제정 기대 커 "

게재 2020-10-18 18:16:37
여순사건 72주년을 하루 앞둔 18일 순천팔마종합운동장에 세워진 여순 항쟁탑 옆에는 여순민중항쟁전국연합회 등이 내건 여순10·19 특별법 제정 촉구 현수막이 붙어있다. 나건호 기자
여순사건 72주년을 하루 앞둔 18일 순천팔마종합운동장에 세워진 여순 항쟁탑 옆에는 여순민중항쟁전국연합회 등이 내건 여순10·19 특별법 제정 촉구 현수막이 붙어있다. 나건호 기자

통한의 72년이다. '여순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여수·순천 10·19사건'이다. 유족들과 일부 학자들 사이에는 '여순항쟁'으로 불리기도 한다.

19일이 72주년되는 날이다.

여순사건은 제주 4·3사건과 뗄 수 없는 '쌍둥이 사건'이다. 그런데 4·3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여러차례 공식 사과했고,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여순사건만이 여전히 묻혀있다. 초보적인 진상규명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 규모도 파악되지 않은 현대사의 비극 중 하나다.

72년을 맞은 올해는 '특별함'이 있었다. 올 1월2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있었던 재심 선고다. 72년전 내란 및 국가문란 혐의로 기소돼 처형당한 장봉환씨에 대한 재심이었다. 재판부의 판단은 '무죄'였다.

이날 재심 선고의 의미는 컸다. '국가권력이 민간인에 대한 불법·위법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도 판결문에 이례적으로 '여론(다 하지 못한 이야기)'을 붙여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여순사건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이 명예를 훼복하기 위해 이 사건과 같이 고단한 절차를 더 이상 밟지 않으시고. 하루빨리 특별법이 제정되어 그 절차를 통해 구제받으실 수 있도록 간전히 바랍니다." 당시 재판부의 여론이다.

재심 판결의 의미는 컸지만, 모든 진실이 규명된 것은 아니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로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시작이 '특별법'이다.

특별법은 단순히 유족의 '한'을 푸는 문제만은 아니다. 주철희(역사학자) 박사는 "군대가 왜 사건을 일으켰는지를 비롯하여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군인의 궐기에는 어떤 배경이 작용했고,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이며, 사건은 어떻게 전개됐으며, 그 결과가 무엇이었고, 대한민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사가 특별법이 갖는 의미"라고 했다.

특별법 제정에 대한 전망은 밝다. 지난 7월 발의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여순사건 특별법이 발의된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년 전 16대 국회 때부터 발의됐지만, 여전히 제정되지 못했다. 18대, 19대 국회에서도 연이어 발의됐지만 보수정당의 연이은 반대로 논의가 공전돼 결국 무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소관 상임위 벽조차 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됐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심사를 앞둔 특별법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국회의원 절반이 넘는 152명이 찬성 의견을 표명했다.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화 법제사법위원회의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어느 때보다 통과 전망도 밝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물론이고 사법부에서도 특별법 제정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은 국정감사가 끝난 뒤 시작될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인 심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사회적 분위기도 여느 해와 다르다. 19일 열린 72주년 추념식에는 처음으로 민·관·군·경이 모두 참여해 의미를 더하게 됐다. 이날 추념 행사에 맞춰 19일 오전 10시와 11시 여수와 순천 지역에서 1분간 묵념사이렌이 울린다. 지역에서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느 때보다 크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물론 여수시의회, 순천시의회 등 지역에서 연일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