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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낳기 좋은 도시" 외치며 방치한 시청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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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 의회

"아이낳기 좋은 도시" 외치며 방치한 시청 어린이집

10m내 시청 민원인 흡연실 위치
협소한 공간… 빈약한 놀이시설
젊은 직원 느는데… 맡길데 없어
“시청 광장 조형물 철거, 공간 활용”

게재 2020-10-20 18:22:04
광주시청 어린이집 놀이터 모습. 박수진 기자
광주시청 어린이집 놀이터 모습. 박수진 기자

 광주시가 민선 7기 역점사업으로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청사 내 어린이집은 민원인 흡연 공간으로 전락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갈수록 20~30대 젊은 직원들이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0일 찾은 광주시청 어린이집.

 시청 민원인 주차장 옆 공간에 위치한 어린이집은 햇볕도 잘 들지 않는 그늘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어린이집 내부 역시 한 쪽 벽면은 창이 있지만, 다른 한쪽은 창문이 없어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구조다. 심지어 어린이집에서 1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구간에 민원인 '흡연실'이 위치해 있어, 담배 연기마저 자욱했다.

 어린이집 내 놀이 시설 공간 또한 협소했다. 213 ㎡ 규모로 미끄럼틀, 모래놀이실, 그물놀이터 등이 전부다.

 문제는 갈수록 광주시청 내 20~30대 젊은 직원들이 늘어가는 상황이지만, 어린이집 공간이 협소한 데다, 수용인원 또한 부족하다는 것이다.

 광주시청 전체 직원 2377명 가운데 20대는 252명, 30대 572명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시청 신규자와 전입자는 31명으로, 모두 20대와 30대다.

 광주시청 직원 A씨는 "광주시가 '아이 낳기 좋은 도시'라고 하고 있지만, 어린이집이 협소하고 그늘져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가 있겠냐"면서 "무엇보다 어린이집 바로 옆에 흡연실이 자리하고 있어 담배 연기까지 그대로 들어오고 있다. 햇볕이 잘 드는 시청 내 공간에 어린이집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민선 7기 들어 이용섭 광주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이 낳기 좋은 도시' 정책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시장은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직장어린이집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에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었다.

 이 때문에 광주시청 내부에선 시청 어린이집을 새로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어린이집 확충 공간은 광주시의회 옆 광장과 청사 내 흉물로 전락한 시청 광장의 조형물 '미래도시 광주-기원' 을 철거하고, 이 공간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1세 이하 신생아반 운영도 시청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광주시청어린이집은 588㎡ 규모로, 정원은 128명이다. 만 1세 15명, 만 2세 28명, 만 3세 27명, 만 4세 20명, 만 5세 18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해당 부서에선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이 시장님이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다녀온 직원들과 가진 희망 토크쇼에서 제기된 정원 확충 건의를 받아들여 올해 어린이집 시설과 야외놀이터를 확충한 상황"이라며 "물론 어린이집을 햇볕이 잘 드는 다른 공간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기차게 나왔지만, 부지확보와 예산이 문제다. 현재는 광주시청 야외 테니스장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아이는 행복하고 부모는 든든한 희망보육도시 광주'를 비전으로 미래세대를 책임질 아이들에게 안심보육, 맞춤 보육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 총 41개의 보육정책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