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일신방직 '역사·문화적 가치 건축물' 소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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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전방·일신방직 '역사·문화적 가치 건축물' 소멸 위기
市, 공장 부지 개발 계획 본격화 ||상징성 가진 기존시설 일부 보존 ||여공들 흔적 배여있는 건축물 다수 ||이용섭 “건축자산 관리체계 구축”
  • 입력 : 2020. 10.21(수) 18:33
  • 박수진 기자
 1930년대 일제강점기 수탈과 산업화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전방(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광주공장 내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 7월 전방·일신방직 광주공장이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되면서, 광주시가 공장 부지 개발 계획 구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다.



 광주시는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 전문가 합동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공익성을 담보한 개발 계획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개발 논리에 맞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의 보존을 사업자 측이 수용할지 미지수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방·일신방직에 보존된 건축물 현황은 총 259동에 이른다.

 1930년대 근대건축물 4동, 1950년대 22동, 1960년대 26동, 1970년대 30동, 1980년대 이후 203동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 중 1934년 일신방직 공장 건설 당시 철골구조로 지은 화력발전소와 고가수조(물 저장시설), 제 1·2 보일러실 등 근대 산업유산으로 상징성을 가진 기존 시설 일부 보존 방침을 내놓았다.



 이 시설들은 한국전쟁 당시 공습과 화재, 철거 위기를 겪고도 원형을 상당부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밖에 1950년대 부터 1980년대 이르기 까지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들의 보존은 개발 계획에 반영되지 않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전방·일신방직 공장은 마지막으로 지역에 남은 산업 자산으로서 높은 역사·문화적 가치를 볼 때, 이곳에 종사했던 여공들의 삶의 흔적이 남은 건축물로서 보존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직원들이 세운 해방기념 국기 게양대 또한 광주 근·현대사의 애환과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공들이 생활한 건축물이 곳곳에 남아있어, 스토리텔링 하면 역사·문화적 보존 가치는 매우 높다.



 물론 현재 시는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 전문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 공장 부지 개발 계획 구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공장 부지는 지난 7월 부동산 개발 업체에 매각됐다. 업체가 계약금(10%)만 지급해 부지 소유자는 여전히 전방과 일신방직이다. 매각 업체는 공장 부지를 공업용지에서 상업이나 주거 용지로 변경해 호텔, 업무 시설, 쇼핑 시설, 주상복합 시설, 도로, 공원 등을 조성하겠다는 제안서를 시에 냈다. 시는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되기 전까지는 전방·일신방직과 협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은 공장 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 대거 사라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기훈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상임이사는 "1930년대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는 풍부하지만, 근대 건축물 못지않게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지어진 건축물의 가치도 크다"며 "근대 이후 지어진 건물이라고 할지라도, 생산 설비도 일정 보존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시는 시민 편의와 공익성을 담보한 방식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용지 변경 등의 절차에서 공장 측과 협의해 이 부분을 반영한 개발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일신방직 공장 부지는 보존 가치가 크기 때문에 공익적 가치를 담은 개발계획을 마련 중이다"면서 "건축자산 기초조사 등을 통해 건축자산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