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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기미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지쳐가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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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끝날 기미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지쳐가는 시민들

실업률 10월 기준 24.4% 4명 중 1명
20~30대 “취업난에 극심한 스트레스”
노인복지관‧경로당…문 닫은 날 더 많아
70~80대 “겨울 유독 춥다" 외로움 호소

게재 2020-12-15 17:17:40
지난 13일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사랑채 앞에서 '코로나19로 취업 못한 스무살의 일자리 보장 위한 사회적 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지난 13일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사랑채 앞에서 '코로나19로 취업 못한 스무살의 일자리 보장 위한 사회적 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여 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 시민들이 느끼는 '코로나 우울'은 최고치에 육박하는 분위기다.

광주지역 20~30대들은 사상 초유의 취업난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70~80대는 주 활동 장소인 복지시설 등이 문을 닫아 외로움 등으로 인한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취업 걱정에 지친다.

"이제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도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어디라도 취업하고 싶어 채용공고가 올라오면 다 넣고 있네요."

광주 광산구에 사는 장세훈(29)씨의 하소연이다.

늦깎이 대학생활을 마친 그는 남들보다 취업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많다. 그런 탓에 하루라도 빨리 취업에 성공하고 싶지만 "채용공고가 없을뿐더러, 채용인원마저 적다"며 묵직한 한숨을 내쉰다.

장씨는 "매일 구인구직 사이트를 확인 하는게 일상이 되었다"며 취재 당시에도 여전히 구인·구직 사이트를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새로 추가된 채용공고는 없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실업률은 3.7%지만 청년 실업률은 8.3%를 기록했다. 더욱이 이는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만, 소득을 올리지 못하는 청년만 따진 것이다.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까지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10월 기준 24.4%로 청년만을 따로 분류했을 때 4명 중 1명이 직업이 없는 셈이다.

김하연(25‧여)씨는 "집에서는 가족들이 취업에 성공한 내 모습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렇게 취업이 어려운 줄은 몰랐다"며 "취업 걱정이 점점 부담감으로 작용해 스트레스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태훈(27)씨도 "현재는 면접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기도를 할 정도"라며 "비슷한 또래 친구들 모두가 취업에 대한 걱정으로 우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취업난은 극심한 우울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99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블루와 불합격 후유증'에 대해 조사한 결과, 56.7%가 '코로나 우울'을 겪는다고 답했다.

이들이 겪는 코로나 우울 증상으로는 '무기력함'(65.7%,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고 '막연한 불안감'(59.8%), '답답함'(53.3%), '감정기복'(32.6%), '부정적인 마인드'(31.8%), '불면증'(20.7%), '건강 염려증'(19.9%) 등의 순이었다. 특히, 답변자 중 90.6%는 '코로나 우울'로 인해 '불합격 후유증'도 심화 됐다고 답했다.

●갈 곳 없는 '70~80대'

경로당과 마을회관은 노인들의 소통 공간이자 삶의 낙이다. 말벗을 만나고 여가활동을 즐기며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등 대부분의 일상이 이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노인 관련 복지시설은 노인들에게 유일한 사회활동 창구이지만, 코로나가 재확산 되면서 올해는 거의 휴관 상태였다. 무료급식소 역시 노인들이 단순히 점심을 무료로 먹으러 가는 것 외에 친목 도모 등 일상에 활력을 주는 장소였다. 하지만 이곳 역시 문을 닫았다.

지역 내 노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노인들의 '코로나 우울'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주변과 교류 없이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홀몸 노인을 중심으로 무기력감·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덕호(91) 할아버지는 "코로나 감염이 걱정돼 어디 나갈 엄두가 안 나는 상황에서 경로당까지 문을 닫아 갈 곳이 없다"라며 "온종일 집에 갇혀 눈만 껌뻑이고 있는 이 상황이 영락없는 감옥이 따로 없다"라고 말했다.

박형배(76) 할아버지도 "앞으로 경로당 없이 3∼4개월을 더 보내야 할 텐데 엄두가 안 난다"라며 "집에서 불도 따로 때야 하니 난방비도 걱정되고 올겨울이 유독 더 길게 느껴지고 추위도 혹독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퍼진지 1년. 갈 곳 없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어진 이들의 한숨은 결국 2020년을 넘어 202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딱히 뾰족한 지원도 방책도 없어 시민들의 우울감은 더욱 깊어만 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