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가장 힘들었던 해… 내년엔 희망 생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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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가장 힘들었던 해… 내년엔 희망 생기길"
▶광주 소상공인들의 2020년||“손님 뚝 끊겨 폐업 위기 몰려”||온라인마켓 오픈 등 자구노력||임대료 깎아준 건물주에 감사||“새해엔 힘 모아 코로나 극복”
  • 입력 : 2020. 12.30(수) 15:19
  • 김은지 기자
지역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사상 유례없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사진은 최근 문을 닫은 광주 동구의 한 샐러드 가게에 임대 안내문이 걸려 있다.
올 한해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이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평균 40% 가까이 줄었다는 응답을 내놓았을 정도. 지역 소상공인들은 2020년을 어떻게 기억하고, 다가오는 2021년에 어떤 소망을 품고 있을까.

● "가장 한가하고도 치열했던 한 해"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2년째 작은 옷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36)씨는 올 한 해를 "인생 중 가장 한가했지만 치열했던 해"라고 말했다. 이씨는 "대학가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개강 전후로 매출이 크게 차이 난다. 올해 같은 경우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텅 빈 대학가 상가들을 보면서 곧 나도 문을 닫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한 마음도 컸고, 단골손님의 발걸음도 뜸해져 상심도 컸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없다 보니 한가할 수밖에 없었다. 그 틈에 미뤄왔던 온라인 마켓을 오픈했고, 최근에는 홍보도 좀 더 열심히 하고 있다. 그 덕에 반 토막 났던 매출도 조금씩 메꿔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21년 소망에 대해 "당연히 코로나19 사태 종식이 아닐까 싶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두의 바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너무나도 당연했던 일상들이 이제는 너무나도 어색하고, 조심스러운 일들이 됐다. 하루빨리 평범한, 마스크 없는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 "임대료 깎아준 건물주에 보답"

온라인 마켓을 오픈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은 나름의 돌파구를 모색했다.

광주 남구 봉선동에서 꽃집을 운영 중인 김모(32)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김씨는 "그나마 타격이 적은 업종이긴 하지만, 모두가 외출을 자제하고 경조사도 덜 챙기는 분위기다 보니 매출이 많이 줄었다"며 "가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가게 오픈 초기에는 오프라인 판매를 주로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장사만으로는 가게를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통한 꽃꽂이 강연이다. 비대면 시대 속에서도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는 수강생을 대상으로 1:1 또는 그룹형으로 꽃꽂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취미생활로 꽃꽂이를 즐기는 분들은 많지만, 온라인으로도 배우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처음에는 모니터 너머로 소통하는 게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프라인 강의보다 온라인 강의가 더 편할 정도"라고 답했다.

김씨는 "올해 임대료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매출은 줄었는데 임대료는 그대로다 보니 버거웠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하반기에 건물주가 임대료를 대폭 줄여줬다. 내년 소망이 있다면,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매출을 빨리 회복해 건물주에게 보답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그런 분들이 있어 다들 먹고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 "공동체 힘 모아 어려움 극복"

코로나19 여파로 잊을 수 없는 2020년을 보낸 소상공인들은 내년엔 꼭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손중호 광주상인연합회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너무나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한 편으로는 힘들 때일수록 민족적 저력을 발휘하는 우리의 국민성을 잘 보여준 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약간 고전 중이긴 하지만 높은 시민정신을 통해 잘 헤쳐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전통시장과 자영업자들은 격변의 시대 속에서 한 해를 보냈다. 공동체의 힘을 모아 어려움 극복에 앞장섰고, 점포세 인하와 같은 운동으로 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여전히 힘을 모으고 있다"고 올 한 해를 회고했다.

이어 "새해 바람은 뭐니뭐니해도 세계적 재앙인 코로나19로부터 우리 모두가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전통시장, 상점가의 상인들은 항상 지역의 일원임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새해에도 지역의 발전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지자체들과 협력하며 함께 힘을 모아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