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한모 5000원'…연초 장바구니 물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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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두부 한모 5000원'…연초 장바구니 물가 고공행진
농축산물 전년비 9.7% 상승||달걀 한 판 3년만 6000원대||작황 부진·조류독감 등 여파||‘집콕족’ 늘어 가계부담 가중
  • 입력 : 2021. 01.13(수) 15:22
  • 김은지 기자
연초부터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남구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는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가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더해진 기록적인 한파·폭설 그리고 조류독감(AI)까지. 한꺼번에 닥친 여러 악재는 생활물가를 큰 폭으로 상승시켰고,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농·축·수산물 등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가계 부담도 커지고 있다.

● 양파·두부·달걀 값 치솟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0.5%p 상승했으나, 국민 식생활에 필수적인 농·축·수산물은 9.7%p 올랐다. 농산물은 6.4%p, 축산물은 7.3%p, 수산물은 6.4%p 각각 증가했다.

지난달부터 심상치 않았던 물가 변동은 연초가 되자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인 '소매가' 기준으로 지난 11일 쌀 20㎏의 가격은 5만9733원으로 지난해 1월(5만1790원)과 비교할 때 13%가량 올랐다.

양파는 62.5%로 가장 높은 폭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양파 1㎏은 지난해 1551원에서 올해 2521원으로 올랐다. 대파 1㎏은 2823원에서 3927원으로 39.1%, 시금치는 1㎏에 5266원에서 6120원으로 16.2% 올랐다. 양파는 지난해 장마와 태풍으로 재배면적이 크게 줄었고, 시금치는 한파로 인한 냉해 피해가 발생해 출하량이 감소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깐마늘 1㎏은 9841원으로 지난해 동월(6738원) 대비 46% 상승했다.

반찬의 주재료인 두부 가격도 큰 폭 인상이 예고됐다. 국내 두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풀무원은 지난 7일 주요 두부 납품 가격을 각각 8~14%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콩의 작황 부진이 심각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풀무원 국산 콩두부(300g)의 시장 가격은 4000원대 후반으로, 계획대로 가격이 인상될 경우 풀무원 두부 가격은 5000원을 넘게 된다.

조류독감(AI) 여파로 닭고기와 달걀 가격도 치솟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달걀 한판(특란)의 소비자가격은 11일 기준 6106원이다. 지난달 5000원대에서 서서히 오르던 달걀 가격은 지난 7일 2017년 9월 이후 처음으로 6000원을 넘어섰다. 닭고기(1㎏) 소매가격도 5652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 이상 올랐다.

축산물 가격 역시 코로나19로 외식이 줄고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소고기(한우 1+등급 등심) 100g이 1만927원에서 1만2232원으로 11.9%, 돼지고기 삼겹살(국산 냉장) 100g이 1702원에서 2100원으로 23.3% 인상됐다.

● '집콕족' 증가에 가계 부담 커져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이른바 '집콕족' 비중이 증가한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 상승은 서민들의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거의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이 상승한데다 재택근무, 겨울방학 등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집밥'을 책임져야 하는 주부들의 시름은 더욱 커지고 있다.

광주 남구 봉선동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유금옥(67)씨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부담을 느끼기는 했지만, 연초 들어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실감이 난다"며 "요즘 같은 가격대라면 한 끼를 차리는 것도 사실 부담인데, 코로나19 이후 하루 세 끼를 전부 집에서 먹으려니 식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최근 출산을 마친 주부 신가현(31)씨도 "식재료들의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이제 조금씩 내리는 건 사실 티도 안 난다"며 "지난해만 하더라도 같은 가격대로 지금보다 좀 더 많은 품목을 살 수 있었는데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