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된 광양우리병원. |
지난 4일 전남도가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한 광양우리병원 이야기다.
우선 보건복지부 지침을 놓고 논란이다. 보건복지부 지침상 우선순위 기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요양병원 △공립요양병원 △그 밖에 시설·장비 및 인력 확보상황, 주변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요양병원 순이다.
첫 번째 기준에 적합한 곳이 화순의 한 요양병원이다. 지난해 12월 17명의 확진자가 나온 바 있지만, 병상 수가 적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두 번째 기준인 공립요양병원도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남에는 모두 12개의 공립요양병원이 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공립이라고 해서 지자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위탁운영을 하기 때문에 병원 측 의사가 중요한데, 하겠다는 곳이 없었다"고 했다.
세 번째 기준을 봐도 광양우리병원은 벗어나 있다. 기본적으로 요양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이어서다. 전남도 관계자는 "어느 한 곳 하겠다고 나선 곳이 없었다"면서 "우선순위도 중요하지만 운영 의지가 강한 점이 일반병원으로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병원들 입장은 다르다. 전담 병상으로 지정되면 비어있어도 1개당 하루 16만1000원이 기본 지급되며, 입원 환자 상태에 따라 추가로 지원되므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다른 지역 병원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 '황금알을 낳는 거위' 격인 지정"이라며 "선정 과정에서 지역 요양병원이나 다른 병원에 제대로 알리긴 했는지 의문이다"고 했다.
지정 소식에 주민들은 별안간 어안이벙벙한 상태다. 광양읍 소재 병원 중에서는 규모가 커 외래·입원치료가 가장 원활하다는 사실도 반발 이유다.
주민 김모(36)씨는 "당연히 꺼려질 수밖에 없는데 미리 알지도 못했다"면서 "급하다고 알리지도 않고 삽시간에 지정하는 게 옳은가 싶다"고 했다.
병원 측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정 후 벌써 절반이 넘는 직원이 사직하거나 사직을 앞두면서 실업 문제와 의료 공백 우려도 커졌다.
병원 관계자는 "전담병원으로 업종을 변경하다 보니 인력 감축이나 정리가 불가피하다"면서 "코로나19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낀 직원들이 사직하기도 했다"고 했다.
전남도는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운영 의지, 병상 수 확보, 시설과 장비 상태 등을 따진 결과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접근성이 좋고 최근 건물이라 시설도 깔끔해 음압실 설치 등에 용이하다"고 했다.
아울러 "평시가 아닌 위급 상황이라 주변 의견을 일일이 구하기 어렵다. 전담병원은 어디에 지정해도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고, 어디선가는 맡아야 할 일이라 어렵게 결정했다. 광양시와 함께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다"고 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