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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18-1> 영암에 준종합병원… 농촌 의료공백 대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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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18-1> 영암에 준종합병원… 농촌 의료공백 대안 될까

375 병상 갖춰 지자체·주민 반색
24시간 응급실 구축, 군·민 협업
공공민간협력 새로운 모델 기대
재정지원·적자 줄여줄 대책 관건

게재 2021-01-17 17:28:51
영암한국병원 전경. 김양배 기자
영암한국병원 전경. 김양배 기자

문을 닫는 병원이 늘면서 전남 농촌지역 '의료공백'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인구 5만 명 규모의 영암군에 100병상(일반)이 넘는 준 종합병원이 들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영암군은 수년째 법정관리로 골치를 앓던 병원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의료인력 확충, 최신 의료장비까지 갖춤에 따라 반색하는 분위기고 군민들은 광주·목포·나주까지 진료를 가는 불편도 해소됐다며 반기고 있다.

영암군은 내친김에 병원 측과 24시간 응급실이 운영되도록 '당직의료기관' 지정을 위한 움직임도 보인다. 병원 측은 응급실 운영을 위한 세부방안을 검토 중이며 군은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영암 응급의료지원 조례'를 검토하고 있다. 군민의 생명을 지키는 24시간 응급실을 갖추게 되면 농촌의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는 '공공 민간협력' 모델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민간병원이 운영하는 응급실은 정부 보조금을 받아도 해마다 수억 원씩 적자다. 민간병원은 기본적으로 의료수요가 부족한 농촌에서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다 지방의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 지방비 부담만으로 충분한 지원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다.

결국 전남에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려다 의료계에 반발로 침묵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이 민간에 떠넘겨진 공공의료, 의료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농촌 주민들의 건강권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7일 영암군에 따르면 수년째 법정관리를 밟았던 영암병원이 새로운 인수자를 만나 '영암한국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하고 있다. 전문의가 병원을 인수하면서 내과, 가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진료과목 증설 등의 투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암한국병원은 전문의 등 의사 9명, 간호사 21명의 의료진을 포함, 101명이 근무 중이다. 병실만 일반·페쇄병동 포함 해 총 357병상을 갖췄다. 영암에서 가장 큰 규모다.

가뜩이나 농촌 민간병원들의 경영난으로 개원보다 폐업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영암군 입장에선 소중한 의료 인프라를 갖추는 기회가 됐다. 영암군의 후속조치도 빛났다. 군은 영암한국병원과 24시간 응급실 운영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영암 관내 응급실은 군 보건소 1곳뿐이다. 이마저도 당직의사 1명, 간호사, 행정요원 등의 최소 인원으로 운영되다 보니 위중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암한국병원이 '당직의료기관'으로 지정되면 위급환자 수술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영암한국병원의 24시간 응급실이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당직의료기관'으로 지정되더라도 정부 지원금은 1억 2000만원 수준. 응급실 연간 운영비용만 5억~6억원 규모인 걸 감안하면 병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영암군이 "최대한 지원한다"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재정 부담도 만만치 않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남도 내 민간병원 응급실은 45곳으로 전체의 88%(51곳)를 차지한다. 각 시·군의 응급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민간병원이 응급실을 떠안고 있다. 농촌지역 민간병원 만성적자에 응급실까지 떠안으면서 최근 3년간 민간병원 20곳이 문을 닫은 실정이다.

전남 군 단위 한 병원장은 "농촌 수가 구조 자체가 흑자가 날 수 없다. 현재 지원 제도로는 장기적으로 버티기 어렵다. 민간병원에 응급실 등의 공공의료를 맡기려면 더 많은 지원을 하든가 공공의료 서비스를 강화하든지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필수 의료영역을 떠맡고 있는 민간병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설계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권옥 전남도 의료관리 팀장은 "지방의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볼 때 필수의료에 대해 지방비 부담만으로는 충분한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국가에서 종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