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해 소걸음으로 '힐링 여행'…해남서 충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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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소띠해 소걸음으로 '힐링 여행'…해남서 충전하세요
  • 입력 : 2021. 02.14(일) 16:09
  • 해남=전연수 기자

해남 달마산 달마고도. 해남군 제공

땅끝 해남에는 유난히 소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금강산의 줄기 우슬재(牛膝峙)와 창건설화에 소가 나오는 미황사 등은 대표적이다.

◇ 해남의 관문 우슬재 사연 깃든 금강산

해발 161m의 우슬재는 옥천면에서 해남읍내로 넘어오는 해남에서 가장 높은 재다. 과거 외부와 해남의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해주던 고개다.

주변 산세가 소가 무릎을 꿇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우슬재(牛膝峙)라고 불린다.

우슬재에는 해남사람들의 기질과 정서를 짐작케 하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해남은 토호세력들의 세도가 드세 현감이 부임해와도 제대로 다스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풍수리지에 밝은 김서구가 현감으로 부임해 오면서 해남 사람들의 기를 꺾기 위해 우슬재를 석 자 석 치씩 깎아 내렸다는 설화가 전한다.

우슬재는 금강산(481m)의 줄기인 만대산과 덕음산을 잇는 고개로 금강산에 올라가면 해남읍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해남읍의 진산(鎭山)인 금강산은 과거 해남팔경 중 3경이 금강산에 위치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는 산이다.

해남의 진산답게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금강곡을 이루며 동백숲을 이룬 계곡은 해남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금강산은 북쪽 중턱에 은적사가 자리잡고 있다.

금강산의 앞쪽 안자락은 오래전부터 미암산으로 불리고 있다. 이곳은 조선초 학자인 미암 유희춘이 기거한 덕에 나온 지명으로 보인다. 3경의 마지막인 미암청풍(眉岩淸風)이다.

금강산 정상 부위에는 고려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금강산성이 있다.

해남군에서는 올해부터 3년간 금강산 일대에 총연장 34.26㎞의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다. 둘레길은 금강산, 만대산 일대 기존임도와 등산로 등 25.89㎞를 연결하고 미개설 구간에는 신설임도 8.37㎞가 조성된다.

둘레길은 해남읍 팔각정(태평정)을 기점으로 마산면 아침재, 은적사, 북창, 송석, 옥천면 신계, 해남읍 금강골 구간까지 이어진다.

◇ 아름다운 황금빛 가득, 미황사와 달마고도

미황사는 땅끝마을 가는 길의 달마산에 자리하고 있다.

미황사 사적비에 따르면 통일신라 때인 749년(경덕왕 8)에 석선(石船)이 달마산 아래 사자포구에 닿았는데 금인(金人)이 경전과 부처님상을 가져왔다.

그 중 흑석이 저절로 벌어지며 검은 소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소에 경을 싣고 가다 소가 누웠다가 일어난 곳에 통교사를, 누워 일어나지 않는 곳에 경을 봉안한 미황사를 지었다고 한다.

미황사의 '미'는 소의 울음소리가 아름다워 따온 것이고, '황'은 금인의 색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미황사 창건 설화는 불교의 남방전래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흔히 달마산은 삼황(三黃)의 미가 있다고 한다. 삼황은 불상과 바위, 석양빛이 조화를 이룬 것을 말한다. 병풍처럼 늘어선 바위와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이 조화를 이룬 달마산에는 2017년 달마고도가 개통했다.

달마고도는 17.74㎞에 이르는 달마산 둘레길로, 본래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계를 쓰지 않고 돌 하나하나를 지게로 날라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 공룡의 등뼈같은 바위암릉이 끝도없이 이어지고, 앞으로는 다도해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땅끝 사람들이 장에 가기 위해 넘었던 옛길이자 달마산 12개 암자를 잇는 수행의 길을 새로 단장해 개통했다.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세계적인 순례길인 산티아고에 비견되고 있다.

2017년 11월 개통 이후 18만여 명의 국내 워킹족이 다녀간 것은 물론, 재방문율도 높아 도보여행의 명소로 위상이 높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개별여행, 걷기여행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혼자 산행을 하는 '혼산족'과 초보 등산객 '산린이'(산+어린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등산·트레킹 등 비대면 야외 운동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걷기 여행객들의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남 금강산 석탑. 해남군 제공

해남=전연수 기자 ysju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