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카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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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라카이 코리아
  • 입력 : 2021. 03.03(수) 15:12
  • 노병하 기자
노병하 사회부장
사고 싶던 스마트폰 케이스를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본디 단색이나 투명 케이스만을 쓰던 필자가 뒤에 대한민국 지도가 그려진 다소 화려한(기존에 비해) 케이스를 장착하자 아내가 물었다. "뭔 바람이 불었대요?"

케이스를 판매하는 기업 '라카이 코리아'에서 '라카이'는 미국의 신발 회사를 말한다. 즉 '라카이 코리아'는 미국 본사 브랜드 명을 쓰는 한국 지사라는 이야기다. 이 '라카이' 기업은 미국을 기점으로 한국, 일본, 영국, 인도 등에 각각 자사가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뭐 여기까지는 케이스를 왜 사야하는지와 전혀 매치 되지 않는 장황한 썰에 불과하겠지만, 실제 이 기업에 대해 아는 대부분은 정말 상서로운 기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19년 3·1절을 맞아 무궁화와 태극기가 달린 신발을 출시했다. 해당 보드화에는 무궁화가 그려져 있었으며, '대한독립'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신발 양쪽으로는 태극기도 달려있었다.

그리고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분들에 대하여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적었다.

이게 상술이든 아니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기업이 과연 국내에서 몇이나 되겠는가. 더욱이 이들은 다국적 기업이다. 다른 이들도 걱정이 됐는지 한 이용자가 업체 측에 "이거 일본 난리날 듯"이라고 적었다. 그러자 업체는 "일본은 239개 판매국가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들의 멋진 행보를 찾아보면 그저 감탄만 나온다.

홈페이지에는 상품 홍보보다 더 크게 일본의 만행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로 올리고, 독도 에디션, 무궁화 에디션, 광복 에디션 등 다양한 상품들이 내 조국의 아픈 과거를 위로하고자 만들어졌다. 심지어 일정 수익은 독립투사 후손들이나 위안부 할머니들께 기부하고 욱일기를 수거해 불태우기까지 한다.

뭐 이런 기업이 있는가. 설혹 이것이 가식이라 하더라도 이런 가식 '대놓고 환영한다'.

올해는 더 멋지다. 2021년 3‧1절 102주년 기념으로 한복이 한국의 전통 의상임을 뉴욕 타임스퀘어에 알렸다. 자기들 상품 알리기도 급급한 그 짧고 비싼 광고판에 한복'만'을 알린 것이다. 광주기업이었으면 쫓아가서 "고맙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곳이다.

여기까지 이야기 하자 아내가 나를 노려본다. "왜 당신 것만 샀어?"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