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최영태>교사에게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의 우선순위를 부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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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창·최영태>교사에게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의 우선순위를 부여하라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 입력 : 2021. 03.07(일) 14:12
  • 편집에디터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오래 전부터 일부 미래학자들은 향후 학교의 중요성이 많이 감소하리라 전망했다. 또 교사는 향후 사라질 대표적인 직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이런 예견은 틀린 것 같다. 코로나19는 원격교육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요구함과 동시에 학교의 중요성, 교사의 중요성, 대면 수업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시켜주었다. 또 학교란 단순히 지식전달의 공간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주었다. 학교는 지식 전수 외에도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며 사람과의 관계 형성법을 알고 익히는 장소이고,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은 물론이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에게도 중요한 돌봄 장소이자 복지 공간이었다.

2021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코로나가 여전히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올해에는 아이들의 등교 일자가 많이 늘어날 것 같다. 교육 당국은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 고3 수험생들은 특별한 상황(예를 들면 코로나 2.5단계 이상)이 아니면 매일 학교에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3~6학년, 중학생, 고 1~2학년 학생들의 등교일수도 늘리겠다고 했다.

교육 당국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원격강의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학생들의 기본적 학습능력이 저하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소득 간 학력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둘째로 원격강의는 아이들의 사회적 적응능력을 키우고 돌봄 기능을 담당하는 기능에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학부모들도 대면 수업 확대에 힘을 실어주었다. 서울시교육청이 2월 1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에 거주하는 초·중학교 학부모 16만 1203명과 교사 1만 729명을 대상으로 등교 확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초중학교 학부모의 70% 이상이 거리 두기 3단계 전까지 전교생 3분의 2가 등교하는 의견에 동의했다. 이들 학부모가 아이들의 등교수업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생활 적응'을 꼽았다.

등교수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의 우선순위 속에 교사들을 포함할 것이냐 여부가 논란의 주제가 되었다. 혹자는 이미 정해준 원칙을 무시하고 교사들에게 우선 접종의 기회를 부여할 경우 다른 직종 종사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지적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라의 미래를 위한 우선순위에서 교육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없다. 위험을 무릅쓰고 등교수업을 확대하기로 한 그 이유와 배경을 존중한다면 교사들을 백신 예방접종 우선순위에 포함하는 것은 크게 이상하지 않다고 본다.

중고등학교 수업의 경우 교사는 여러 학급을 순회하며 수업을 한다. 일부 교사들은 여러 학교를 순회하며 강의를 하기도 한다. 교사 한 사람이 코로나 확진자가 되면 그 학교의 모든 학생에게 코로나를 전파할 수 있다. 교사들이 등교수업 확대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보다 찬성률이 낮은 것은 코로나 방역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교육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코로나를 감염시키는 불행한 사태를 막아 주어야 한다. 이것은 방역의 차원에서도 그렇고, 선생님에 대한 신뢰의 차원에서도 그렇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초중등학교 교사와 직원들에게 예방접종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3월 내에 초중등학교 모든 교직원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외에도 많은 나라가 초중등학교 교사들에게 예방접종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굳이 여기서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교사들에게 예방접종의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은 교사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과 등교수업 확대를 위해서이다. 그것은 등교수업 확대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이다. 정부가 학생과 접촉이 많은 일부 교사들에게 예방접종의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지 말고 모든 교사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하라. 머뭇거리지 말고 신속하게 결정하면 좋겠다. 우리나라 국민의 높은 교육열을 믿고 자신 있게 결정하기 바란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