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숲에서 지역의 희망 찾는 '장흥 그루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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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산과 숲에서 지역의 희망 찾는 '장흥 그루매니저'
배권세 장흥 그루매니저
  • 입력 : 2021. 03.08(월) 14:33
  • 김진영 기자
배권세 장흥 그루매니저. 전남새뜸 제공.
'밤하늘의 샛별' '사람과 사람을 잇는 징검다리' '거름'.

산림기획 활동가 '그루매니저'를 지칭하는 말들이다. 그루매니저는 산림자원을 활용해 소득을 높이는 주민공동체(그루공동체)를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그루공동체의 교육, 경영컨설팅, 마케팅 등도 지원한다. 지역 내 산림자원 조사도 한다.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의 산림특화 현장 지원조직인 산림일자리발전소 소속이다. 전국에서 35명의 그루매니저가 활동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단 2명만이 활동하고 있다.

장흥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권세(59) 그루매니저도 그 중 한 명이다. 지난 2019년 제2기로 선발됐다. 그는 지난해까지 6개의 그루경영체를 발굴·육성했다.

지난해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행정안전부의 '마을공방' 공모사업을 따내 주위를 놀라게 했던 '서까골미리내협동조합'도 그의 작품이다. 서까골은 임산물을 활용한 체험과 수제비누, 개복숭아와 산돌배 와인 등을 판매해 소득을 높이고 있다.

그루경영체로 선정되면 한국임업진흥원의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산림형 사회적경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견학, 자문 교육훈련, 워크숍, 마케팅 홍보 등 단계별 맞춤 지원은 기본이다. 그루경영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멘토링 자문도 받을 수 있다.

"지역에 그루매니저가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더라도 이를 중앙에 신청할 그루매니저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강진, 영암, 해남, 보성 등 인근에서도 그루경영체에 도전하겠다고 연락이 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전 오직 장흥에서만 활동할 수 있거든요."

배 그루매니저의 본업은 농사다. 그렇지만 그루경영체에 투자하는 시간이 하루 대부분을 차지한다. 농사에 투자하는 시간이라곤 오전에 짬을 내 작물의 생육 상태를 살피는 게 전부다. 그루매니저가 되고 난 후 변화다. 나머지 시간은 그루경영체에 매달린다. 그루경영체의 활동사항을 점검하고 관련 기관을 방문해 정보도 교류한다. 지역 산림 자원 조사도 한다. 산에 있는 고택과 정자도 조사대상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자연 8대 복합체(산·들·강·바다·호수·계곡·갯벌·섬)를 갖고 있는 장흥의 자연과 그루경영체의 치유프로그램을 엮어 1박2일, 2박3일 힐링상품을 선보인다면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30년간의 약초 재배경험과 산림일자리발전소에서 배운 산림지식을 밑거름 삼아 안정적 소득기반을 갖춘 그루경영체를 육성하는 산림교육농장과 산림복지재단도 설립해 혼자 잘사는 사회보다는 다 함께 잘사는 장흥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