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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급식 단가 광주 5000원·전남 4500원… "아이들 뭘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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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급식 단가 광주 5000원·전남 4500원… "아이들 뭘 먹나?"

정부 권고 6000원 보다 더 적어
단체 "결식아동 관한 관심 문제"
'선한 영향력 가게' 늘면 뭐하나
현실적 한도 편의점 도시락 최선

게재 2021-03-28 17:24:30
지난해 광주 동구가 한 가정집 결식아동에게 결식아동 지원사업으로 부식배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광주 동구가 한 가정집 결식아동에게 결식아동 지원사업으로 부식배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전복 크림 리조또 1만5900원, 리코타 치즈 쉬림프 샐러드 1만2000원, 라구파스타 1만4900원….

광주시가 결식아동에게 지원하는 '꿈자람카드'의 한 끼 최대한도인 5000원보다 한참 고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당 요리를 판매하는 상무지구에 있는 한 식당이 '선한 영향력 가게'에 동참하면서, 지역 아동들은 해당 요리를 먹어 볼수 있게 됐다.

현재 광주에서 선한 영향력 가게에 동참하고 있는 가게는 30여 개, 전남의 경우 20여 개로 파악되고 있다. 좋은 영향력을 주는 가게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지만, 마냥 기뻐하고만 있긴 무언가 아쉽다.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광주‧전남의 결식아동 급식 단가가 전국최저 수준'이거나 아예 '그 밑이라는 점' 때문이다.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안하거나 못하고 있으니 지역 상인들이 나서는 것만 같아 박수를 치면서도 서글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결식아동 급식 업무 표준 매뉴얼'에 따르면, 광주시 아동급식 단가는 5000원, 전남은 4500원이다.

이는 정부가 권고하고 있는 2021년 아동급식 단가 6000원보다 1000원 이상이 부족한 금액이며 서울시 서초구 아동급식 단가 90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의 금액이다.

이정도 차이면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지역의 한 아동복지단체 관계자는 "전국최저 수준을 밑돌고 있는 광주, 전남의 아동급식 단가는 지자체의 역량 문제가 아니다. 결식아동에 관한 관심 문제"라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정부가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방법은 △복지기관 위탁 형식의 단체급식 △도시락, 부식 배달 △꿈자람카드 지급 등 크게 3가지고 나뉜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관내 결식아동은 1만9400명(사업 중복 대상자 포함)으로 △꿈자람카드 7700여명 △도시락 배달 400여명 △지역아동센터 단체급식 6400여명으로 집계된다.

광주에서 꿈자람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1380여 곳으로 파악되며 이 중 편의점이 720여 곳에 이른다. 한 끼에 5000원을 사용할 수 있는 꿈자람카드 한도에 현실적으로 편의점 도시락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밥 다운 밥'을 먹기에 턱없이 모자란 아동급식 단가에 균형 잡힌 식탁 운운은 그야말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다.

광주시는 난색을 표한다.

시 관계자는 "광주시는 올해 아동급식 단가를 500원 인상했다"며 "정부에서 아동급식 단가를 6000원에 권고하고 있지만, 5개 구마다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돈이 없다는 이야기다.

전남은 어떨까? 20여 개 업체가 '선한 영향력 가게'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전남의 상황은 더 황당하다. 22개 시·군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결식아동 지원사업에서 카드형 지원을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꿈자람카드' 가맹점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정리하면 지자체에서 '꿈자람카드'를 발부하지 않으니 '꿈자람카드'만 보여주면 식사를 할수 있는 20여개의 전남지역 '선한 영향력 가게'는 있으나 마나다.

전남도 할말은 있다.

전남지역 관계자는 "전남의 경우 부식 배달 또는 복지기관 단체급식 형태로 대부분 결식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군 단위 지역은 '꿈자람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는 상황이다"며 "전남의 아동급식 단가는 4500원으로 물가대비 가격이 낮은 편이다. 때문에 시·군 지자체에서 카드형 지원은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산 확보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하반기에는 단가를 5000원으로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메뉴를 고를 기회조차 전남에서는 애초부터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박고형준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활동가는 "정부가 아동급식 단가로 권고하고 있는 6000원도 사실 큰 액수가 아니다. 돈까스가 먹고 싶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6000원으로 해결할 수 없는 메뉴다"며 "아동급식 단가는 지역 특수성에 따라 올라가고 내려가는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가 단가를 올릴만한 역량이 안된다면 정부가 나서 상이한 조건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할인과 같은 제도가 없는 이상, 아동들도 성인과 동일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아동급식 단가를 올려야 사용처에 대한 다양성도 갖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