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채 광주시건축사회장 "건축사 위상 제고·공적 역할 확대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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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채 광주시건축사회장 "건축사 위상 제고·공적 역할 확대 앞장"
설계·감리용역비 등 현실화 주력||회원 간 소통확대·복지 실현 최선||건축정책 수립·추진 시 상호 협력||광주 구도심 재생사업 적극 추진||“광주시 일률적 건축규제 아쉬워”
  • 입력 : 2021. 04.01(목) 10:37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정인채 광주시건축사회 회장이 "건축사 위상 제고 및 공적 역할 확대를 위한 설계·감리용역 대가 현실화, 전문자격자에 걸맞은 사회적 대우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양배 기자

정인채 대한건축사협회 광주시건축사회 회장은 지난달 26일 제17대 회장으로 취임식을 갖고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건축사 위상 제고 및 공적 역할 확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설계·감리용역 대가 현실화, 전문자격자에 걸맞은 사회적 대우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 회장은 광주시의 용적률 제한 등의 건축 규제에 대해서는 일괄 적용 대신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정인채 회장과의 일문일답.

-제17대 회장 당선 소감은.

△회장으로 당선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한마음 한뜻으로 저를 도와 주셨고 지지해 주셨다. 더 나은 광주시 건축문화의 미래를 시민들에게 선사하고, 회원들에게 발전된 광주건축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하며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제 회장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그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건축사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생각인지.

△과거 회장 선거 때마다 제시됐던 주요 공약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실행되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그래서 회장 후보로 출마할 때부터 실현 가능하고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공약, 건축사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공약을 제안했다. 앞으로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광주건축사회를 이끌어 가고자 한다. 첫째, 약속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소신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겠다. 둘째, 신뢰와 소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앞장서는 화합의 적임자가 되겠다. 셋째, 건축사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전진하겠다.

-올해 주요 목표는.

△저는 건축사다움을 지키는 광주건축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회장에 출마했고 당선됐다. 건축사의 생존권 보장과 건축사 간의 소통확대, 건축사의 복지실현, 건축사의 자긍심 대변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3년의 임기 중 올 한해는 그 기초를 다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광주건축사회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보다 건축사의 생존권 확보다. 설계·감리용역 비용이 현실화돼야 생계도 보장이 되는데, 덤핑 수주로 인해 사무소 운영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용역 대가로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30여 년 전보다 못한 용역비로 건축물의 품질 저하도 우려되고 있다. 안타깝지만 정당한 설계·감리용역대가를 지불하고 우수한 디자인의 건축물 설계도면을 원하는 건축주가 많지 않다. 무조건 저렴하게만 건물을 지으려는 시민들의 의식 변화도 필요한다. 대한건축사협회와 전국 17개 시·도건축사회와 공동으로 비용 현실화 방안을 모색하겠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대다수 시민들이 '건축사'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주거 형태 대부분이 아파트로, 일생에 직접 집을 한번 지을까 말까하는 상황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국가전문자격자인 건축사에 대한 인식이 낮을 수 밖에 없다. 또 전문자격자에 걸맞은 사회적 대우가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앞으로 건축사의 위상 강화 정책과 홍보계획을 수립해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

-광주시의 '광주 도시·건축 선언'에 대한 평가는.

△광주시에서 지난해 10월 1개의 전문과 10개 조문으로 구성된 '광주 도시·건축 선언문'을 발표하며, 광주의 새로운 도시 건축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광주가 가진 역사와 자연을 존중하고 인간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광주정신'을 도시 건축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어떠한 정책이든 지속성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그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추진돼온 '인본디자인 도시', '창조도시 광주' 등 도시건축 정책들이 이름만 바뀌었을 뿐 큰 변화는 없었다. 결국 이제 막 시작한 도시·건축 선언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실행력을 갖춰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광주시가 '총괄 건축가 제도'를 도입했는데.

△큰 틀에서 보면 도시의 전체적인 디자인 방향성을 설정하고 실현하는 총괄 건축가 제도 도입은 잘한 정책이라고 본다. 광주시가 2019년부터 총괄 건축가 제도를 도입해 초대 함인선씨가 위촉됐고, 임기 2년 동안 광주의 건축 도시공간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앞서 언급했던 '광주 도시·건축 선언'이라는 성과물이 나왔다. 곧 2대 총괄 건축가가 위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초대 총괄 건축가가 전체적인 큰 틀에서 제안한 방향성을 실질적으로 실행해야하는 2대 총괄 건축가는 추진력이 있고 지역의 전문가들을 비롯한 시민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분이 위촉돼야 한다고 본다.

-전문가로서 현재 진행 또는 추진 예정인 광주 도시개발에 대한 견해는.

△광주의 경우 번성했던 구도심을 중심으로 공동화 현상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기존 노후건축물을 리모델링하고 잘 활용해 사람이 다시 모이게 하는 개념의 건축문화 형성이 필요하다. 광주는 아파트를 비롯해 일반 주택이나 상가, 관공서 등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무등산을 바라보거나 영산강변을 중심으로 설계를 하고 있다. 광주시가 무등산과 영산강변 등이 고층빌딩으로 가려지지 않도록 스카이라인을 확보해 시민들이 조망권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은 바람직하다. 다만 건축물을 짓는데 층수 등에 무조건적인 제한을 두고 있는 점은 아쉽다. 이는 광주가 타 도시보다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형성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다시 한 번 사고의 전환을 통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건축사협회 의무가입 입법화 추진 배경은.

△건축사들의 협회 의무가입을 위한 입법화가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어느 정도 협의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건축계 대통합의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2000년 폐지된 건축사의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은 미가입 건축사들의 무분별한 행위에 대한 그 어떠한 조치나 계도를 시행할 수 없도록 했으며, 불법 자격 대여나 건축사의 불성실한 업무, 부실 시공 등으로 인한 건축물의 안전성 위험 문제를 초래했다.대한건축사협회 차원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는 협회 의무가입은 건축사의 권익 보호 증진과 함께 우리나라 건축문화의 가치를 한층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건축사 공적역할 강화를 위한 방안은.

△건축사는 국가가 공인한 건축전문가다. 국가가 인정한 전문가들인 만큼 공적역할 수행은 의무이다. 예를 들어 국가재난 발생시 건축사들은 현장에 투입돼 재난극복에 일조해야 한다. 대한건축사협회를 중심으로 17개 시·도에 재난안전지원단이 구성돼 있지만, 실제로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협력을 요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와 함께 나무를 심는다거나, 장애 없는 시설을 만든다거나, 훌륭한 공공공간에 대해 상을 수여하거나, 시민들에게 건축문화에 대해 알리는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여러 부분이 건축사와 건축인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의 재임기간 중 건축사들의 공적역할이 시민들에게 적극 홍보되도록 하겠다.

-안전한 건축환경 제공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안전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건축사들을 비롯한 시공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의식도 중요하다. 저가 설계는 건축물의 수준을 낮추며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무자격자에게 상담을 받고 설계를 의뢰해 피해를 보는 시민들이 다수 있다. 법적인 테두리에서 대응방안 수립이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 광주시건축사회를 중심으로 광주시민들의 생명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협의를 지자체와 유관기관 등과 지속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 건축사회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와 건축·건설현장에 대한 안전 및 재해 예방 협약을 맺고, 회원사에게 지속적으로 홍보를 하며 안전한 건축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축사 자격시험 제도 변경이 시도되고 있는데.

△2027년부터 건축사 자격시험은 5년제 건축학 인증과정이 개설된 대학을 졸업하고 실무수련을 3년 이상 수련한 자에 한해 응시가 가능하다. 국제건축연맹(UIA)에서 국제적으로 건축사 자격의 질과 내용의 동등성을 기반으로 하는 상호인정을 위해 건축사자격 기준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 건축사예비시험합격자 등의 응시자격자들은 2026년까지만 응시가 가능함에 따라 정부에서 예비합격자 구제를 목적으로 작년부터 건축사시험을 연 1회에서 연 2회로 확대 실시해 지난해 건축사가 직전년도에 비해 2배~3배 대거 배출됐다. 건축사는 고도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전문자격자인데 미흡한 검증으로 건축사 자격이 남발되면 과다경쟁이 발생해 저품질의 건축물 양산이 우려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이 부분은 꼭 개선돼야 한다.

-광주시건축사회장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올바른 건축문화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건축사는 건축주를, 건축주는 건축사를 존중하며 서로 믿고 의지하는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그리고 건축정책 수립과 추진에 있어서도 행정가들과 현장에서 직접 실무를 수행하는 건축사들간 상호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주시가 도시계획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선에 나섰지만 과거 광주시건축사회가 직능단체 몫으로 포함됐던 도시계획위원 선정에서 배제된 것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또 난개발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광주시가 상업지역 내 주거용도 건축물의 용적률을 400% 이하로 일괄 제한하고 있는데 각 지역별 지가 등을 고려해 차등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 아름다운 도시 공간을 만드는데 규제만이 최선은 아니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건축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생각하며, 그 거울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건축사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건축문화의 가치와 건축사의 역할을 인정해 주고 알아 봐주는 것은 시민 여러분들의 중요한 몫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인식이 중요하다. 아무쪼록 우리 건축사들에게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며 '코로나19' 시대 모두 건강 조심하고 항상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드린다.

정인채 광주시건축사회 회장이 "건축사 위상 제고 및 공적 역할 확대를 위한 설계·감리용역 대가 현실화, 전문자격자에 걸맞은 사회적 대우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양배 기자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